국토해양부에서 첫 여성 고위공무원이 배출됐다.
지난 7일 기술안전정책관으로 승진한 김진숙 국장이 그 주인공.


김 국장은 국토부가 배출한 첫 여성국장이면서 기술직으로 고위공무원에 임명된 첫 여성이란 기록도 동시에 세웠다.

 

김 국장은 1983년 인하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기술고시(23회)에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1998년 건설교통부로 발령 받아 건설환경팀장, 건설안전과장 등을 거쳤으며,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에서 도시·지역계획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토부에서 최초의 여성 사무관, 최초의 여성 과장 등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다음은 김 국장과의 일문일답.

 

-국토부 첫 여성 국장으로 선임된 소감은?

“첫 여성 국장이 됐다고 해서 특별하다거나 맡은 역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첫 여성사무관, 첫 여성 과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여성 후배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맡은 일이나 행동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공직에 입문한 계기는?
“원래 대학을 졸업하고 대형 건설회사에 입사해 설계파트에서 2년간 일을 했다. 그 일에도 재미를 느꼈지만 그 때만 해도 ‘여성은 결혼하면 그만둬야 한다’라는 풍토가 남아 있었다. 또 공적인 업무를 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기술고시를 준비했고, 결국 합격했다.”

 

- 공직 생활에서 가장 기억 남는 일은?
“사무관 시절 감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 감리업무가 굉장한 관심을 받고 있던 시절이었는데, 여성 사무관이 감리업무를 맡은 것을 두고 상사들이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과장님께 ‘한달만 저한테 맡겨주시고 마음에 안 들면 그 때가서 바꿔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최선을 다했다.원래 사무관 2명에서 하던 일을 혼자 다 했고, 당시 걸음마 단계였던 책임감리에 대한 틀을 만들었다.

올바른 제도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보람과 재미를 동시에 느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안전 관련 핵심 정책은?
“건설기술은 건설산업의 기초와 같은 존재다.

화려한 주인공은 아니지만 기초가 부실하면 어떤 건물도 제대로 설 수 없다.
따라서 건설기술 용역의 선진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건설 엔지니어링 산업의 세계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해 설계 프로세스와 관련 제도를 선진국에서 통용되는 수준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일괄·대안입찰 설계심의의 효율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다.
안전과 관련해서는 현장에서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안전 DB를 구축할 것이다.”


-우리 건설사들의 기술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기술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세계수준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분명한 것은 시공과 같은 하드웨어적 기술에 비해 기획, 설계, 사업관리 등의 엔지니어링 기술력이 취약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해외에서는 한국과 달리 업역별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서비스를 요구한다.

따라서 설계 감리 CM 등 종합 엔지니어링 서비스 제공 역량을 극대화해 대외 경쟁력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힘들게 신기술을 개발해 놓고 현장에서는 적용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이다. 신기술이다 보니 아직 신뢰성이 부족하고, 개발자는 기술료를 받기보다 직접 하도급 시공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사후평가와 홍보 미흡도 문제다.
따라서 국토부는 신기술에 대한 원가 산정기준(품셈)을 정부 주도로 마련, 비용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개발자가 직접 시공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기술개발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기술 사용료를 현실화할 방침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설인들은 한국경제 고속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따라서 건설인들은 경제발전과 국격 제고의 선두주자라는 자긍심을 갖기 바란다.
또 건설산업 기술 경쟁력 제고에 일조해온 일괄입찰제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담합이나 부정부패 이미지를 불식시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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