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태민 기자] 프린터로 물체를 뽑아내는 기술인 3D 프린팅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특히 건축용 3D 프린팅 기술은 미래 건설 신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시장조사 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건축용 3D 프린팅 산업은 오는 2027년까지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건축용 3D 프린터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축용 3D 프린터 제조사 하이시스㈜ 정구섭<사진>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건축용 3D 프린팅 시장의 발전과 미래를 들어봤다.

다음은 하이시스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 건축용 3D 프린터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서 레고 쌓듯이 적층으로 건축물을 구현하는 기계다. 3차원 건축 구조물을 슬라이싱해 여러 개의 레이어로 분리, 레이어의 X축, Y축 좌표정보와 이동경로를 기반으로 재료를 토출한 후 Z축 방향으로 적층해 건축구조물을 출력하는 방식이다. 기존 건축방식과 비교해 비정형 비대칭 건축물 구축, 공사 기간 단축, 인력 및 원가 절감, 품질 향상, 안전사고 발생률 감소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 현재 건축용 3D 프린터는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으며, 기존 주택공사와의 차이점은?

“아직 기술 개발 초기 단계이기에 건축물의 규모, 용도, 형태 등에 따라 한계가 있지만 기존 주택공사 대비 20% 정도 삭감된 가격으로 4층 규모의 주택, 창고, 토목 구조물, 조형물 등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30평 규모의 주택을 지을 때 골조공사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각각 5000만 원, 한 달이라고 가정한다면, 건축용 3D 프린터는 4000만 원 정도와 40시간이면 주택을 완성할 수 있다. 향후 2~3년 내에는 3000만 원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택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고객의 니즈에 맞는 디자인으로 건축이 가능하다.”

- 기업의 경영철학과 내년 매출 목표는?

“현재 글로벌 3D 프린팅 시장에는 독보적인 강자가 없다. 하이시스는 20여 명의 인원 밖에 없는 작은 회사지만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고도화하면 한국의 기준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미국에 갠트리 타입의 3D프린터 장비 10대를 수출하며 약 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기에 내년에는 1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건축용 3D 프린터에 대한 미래 시장 전망은?

“아직까지는 기술적,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건축용 3D 프린터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고,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많은 건설사의 참여가 있기에 향후 2~3년 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하이시스만의 장점이 있다면?

“건축용 3D 프린팅 산업은 제품을 출력하는 ‘장비’, 높은 강도를 구현하는 ‘재료’, 균일하게 쌓을 수 있는 ‘시공능력’ 등 3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하이시스는 4층 규모의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갠트리 타입 3D 프린터와 소형주택, 토목구조물, 조형물 적층 등에 쓰이는 로봇 타입 3D 프린터, R&D 연구용 3D 프린터를 모두 자체 개발해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시공경험과 높은 강도를 구현할 수 있는 재료를 보유한 유일한 회사다. 특히 로봇 타입 3D 프린터는 터널, 지하공간, 건물 내부 등 시공 환경에 제약이 있는 곳에서 효과적이다.” 

- 국내에서 건축용 3D 프린팅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

“국내에는 아직 건축용 3D 프린터에 대한 관련 인증, 안전기준, 규정 등이 마련되지 않아 사람이 살 수 있는 건축물뿐만 아니라 모델하우스도 만들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D 프린팅 건축에 대한 표준 시방 지침서, 구조안전진단 승인을 위한 안전기준 등이 필요하다. 또 국가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연간 10억 원에서 15억 원만 지원해 준다면 전 세계 건축용 3D 프린팅 산업에서 독보적 강자가 될 수 있다. 다행히 국회 차원의 제도 마련이 시작되고 있고,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가 출범함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에 3D 프린팅 건축물에 대한 안전기준, 인증 규정이 제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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