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최지희 기자]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생산 차질을 빚은 사이 반사 이익을 얻은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면서 한국의 전기차 수출량을 앞섰다. 

아직 기술면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으나 중국이 가격을 내세워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과 중국, 양국의 전기차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수출입은행이 발간한 ‘한·중 전기동력차 경쟁력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기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31.5% 증가한 19만3000대였다. 

중국은 31만 대로 전년보다 3배나 증가하며 한국의 수출량을 넘어섰다.  

전기차 수출액도 한국이 전년 대비 51.6% 증가한 69억9000만 달러, 중국이 전년 대비 236.4% 증가한 106억8000만 달러를 기록, 중국이 한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주춤했음에도 전기차 시장은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보조금을 확대하는 등 육성에 나서면서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내연기관차보다는 탄소 발생이 적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전 세계 자동차 업체는 전기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도 전기차 개발에 나서 2017년 5.1%였던 전 세계 전기차 수출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을 2019년 8.7%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점유율이 7.0%로 떨어진 사이 2017년 1.7%에 불과했던 중국이 10.8%로 치고 올라오면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양국의 점유율은 역전된 상황이다.   

점유율 역전에도 중국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섰을 뿐 기술 측면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어 큰 위협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으나 전기차는 유럽과 미국, 중국, 한국 등으로 시장이 제한돼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중국은 기술 특허 출원건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기술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09년부터 2018년 10년간 한국,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5개국 특허청에 출원된 전기차 관련 특허 건수는 한국 3만3143건, 중국 6만559건으로 연평균 출원 건수 증가율은 9.5%, 31.4%다. 

같은 기간 순수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전기차 특허 출원 건수는 한국 6480건, 중국 1만1969건으로 중국이 한국의 1.8배 수준이었다. 

자동차 안전 특허 출원은 한국 1만8905건, 중국 2만8876건으로 중국이 한국의 1.5배 수준, 자동차 편의 특허 출원은 한국 6869건, 중국 1만9225건으로 중국이 한국의 2.8배 수준이었다. 

전기차 시장은 향후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현재는 16개국 정도로 한정돼 있는 가운데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과 한국의 수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한국 업체는 중국과는 가격 경쟁, 독일·미국과는 프리미엄 모델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돼 차별화된 전략 모색이 중요할 전망”이라며 “하드웨어 외에도 통신,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해외기업 인수합병 및 협업 추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