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 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우리나라 동쪽 끝자락에는 외롭지만 자랑스러운 섬 독도가 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알아주는 이 없고 찾아드는 이 없는 세월 동안, 휘몰아치는 파도를 거친 숨결로 잠재우고 한국의 얼을 품은 섬 독도.
외로울 것만 같은 독도에도 봄바람이 불면 봄꽃이 어김없이 핀다. 등대원들에게는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봄을 맞은 그 풍경이 어엿한데다 독도 입도 개방으로 마음의 거리까지 좁혀 놓았다.

 

울릉도에서 약 157㎞ 바닷길을 3시간 달리면 독도에 닿는다. 뱃멀미에 고생하던 어린 아이도, 단잠에 빠져 있던 아저씨도 재빨리 몸을 일으켜 수평선 너머 고개를 내민 독도를 보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독도는 동도와 서도로 나뉜다. 두 섬은 약 151m 떨어져 마주보고 있다.

독도를 단독섬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동·서도 본 섬과 무려 78개의 암초가 대가족을 이룬다.
시원스럽게 뚫려서 지금 이 순간에도 파도에 으깨지고 있는 삼형제굴바위, 누가 붙였는지 해수관음의 음덕을 연상시키는 관음바위,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고해 이름 붙여진 얼굴바위 같은 지명들이 있다.

 

배가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은 동도에 있다. 여객선이 동도에 접안시설에 다다르면 경비대원들이 관광객을 맞는다.

 

동도에 설치된 접안시설은 총 17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1997년 11월 7일 준공되었으며 준공기념비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대한민국 동쪽 땅 끝/
휘몰아치는 파도를 거친 숨결로 잠재우고, 우리는 한국인의 얼을 독도에 심었노라”

 

멀리서 보면 단연 등대가 눈에 띈다. 동도 정상에 가장 높게 서 있기 때문이다.
독도등대의 공식명칭은 독도항로표지관리소이다. 등대지기 2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다른 팀과 교대근무를 한다.

 

등대가 있는 동도의 높이는 해발 98.6m이며 정상이 비교적 평탄 한 편이라 해양경비대와 독도에서 땅 값이 가장 비싸다는 헬기장 등의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맞은편 해발 168.5m의 뾰족한 서도는 건물을 짓기가 어렵고 강인한 남자의 인상을 풍긴다.


서도 절벽 아래 작은 집 한 채를 볼 수 있다. 독도 유일의 주민인 어부 김성도씨의 보금자리다.
현재 독도 주민등록인구는 김성도씨 부부와 독도 등대지기를 포함 총 4명이 등재되어 있다.

 

독도의 옆구리엔 하늘로 끝없이 뻗어있는 계단이 있다. 특히 서도의 계단은 시선을 압도하는 비주얼 만큼이나 올라가는 일이 만만치 않다. 독도등대까지는 이 계단을 온몸으로 기어서 올라가야 한다.

 

독도 등대는 1954년 8월에 첫 불을 밝혔다. 한국전쟁 이후 오징어배의 출어가 차츰 활발해지면서 조업의 안전을 위해 무인등대로 건립됐으나, 1998년 12월 유인등대로 전환됐다.
백색의 원형 콘크리트 건물로 등탑높이는 15m로 백색 불빛이 10초에 한번 깜박이며 46㎞거리까지 불빛을 전한다.

 

독도 등대의 역할은 일반 등대와는 많이 다르다. 독도 등대는 동쪽 우리영토 끝부분을 표시, 국가 방어적 위상이 높고 그 기능과 설치 목적이 대단히 상징적이고 영토수호적이다.

 

독도의 상징 괭이갈매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독도는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괭이갈매기 번식지 중 하나이다. 손바닥만한 섬에 수만 마리 괭이갈매기가 독도 해안 절벽 바위틈에 둥지를 틀었다.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게 분주해 보이지만 관광객을 기쁘게 해주는 반가운 놈들이다.

 

독도여행이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이 아니다. 당일 날씨, 독도 주변의 바람세기와 파도높이 등 여러 변수가 따른다. 독도는 당연히 정상적인 날씨에도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설령 배가 근접해도 파도가 높아 접안하기 곤란한 날에는 되돌아가야한다.

독도에 배를 댈 수 있는 날이 1년에 40일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하니 더 귀한 여김을 받는다.

 

일반 관광객이 독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0분. 기념촬영하기에도 바쁜 시간이지만 심술궂은 독도 날씨를 감안한다면 발을 내딛은 것만으로도 운이 좋다. 요즘엔 하루 2000여명의 관광객들이 독도를 찾는다고 하니, 독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실로 대단하다.

 

직접 독도 땅을 걷고 싶다면 울릉군에서 입도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도동항에서 출발하는 독도행 배에 오르면 된다.

 

독도를 갈 땐, 울릉도를 거쳐야 한다. 배 문제도 있지만 독도에서 숙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울릉도에 숙소를 잡아야 한다.

울릉도까지 가는 배는 포항이나 묵호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가면 된다. 묵호에서는 한겨레호(2시간 30분, 왕복 뱃삯 8만5000원), 포항에서는 썬플라워호(3시간, 10만7000원)가 하루 각 1회씩 운항한다.
울릉도 여객선터미널에서 ‘삼봉호’ 는 낮 12시45분, 오후 2시 출항한다. 토요일 오후 5시, 일요일 오전 7시 출항한다.
날씨에 따라 배가 출항하지 않을 수가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하고 가야 한다.

 

독도는 한 번쯤 가봐야 할 만큼 아름다고 의미 있는 국내 여행지 중 하나다.

 

마음먹기 어렵고 마음먹어도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독도는 가기 힘든 뱃길이다. 동해 바다 끝자락에 불끈 솟아오른 섬이라는 지리적 성격 외에 우리의 땅,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상징성과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외로이 떠있는 섬 독도!
멀리서나마 동도와 서도의 의연한 자태를 마주보고 그 위에 우뚝 선 등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올 수 있으니 독도행의 험난한 대가는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는다.

 

국토의 막내 땅에서 의연히 바다를 지키는 등대와 맑고 투명한 울림이 있는 독도로 한번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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