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 위에 자고 한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누구나 어릴 적 한번쯤은 흥얼거려 봤던 동요 ‘등대지기’ 의 한 소절이다.

 

향수 속 외딴섬 등대지기는 이제 물질문명의 변화 속에 우리의 기억들에 멀어져 가고 있지만, 서해 먼바다에는 아직도 등대지기가 외로이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섬 옹도가 있다. 
옹도는 태안반도 안흥신항(신진도)에서 약 12Km 가량 떨어져 있으며 섬의 형상이 마치 독(옹기)과 같이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면적 0.17㎢, 높이 80m의 무인도 옹도.

정상에 오로지 웅장한 등대만 있어 등대섬으로도 불린다.
옹도의 봄은 동백꽃과 동백나무로 장관을 이룬다.
특히 200년은 돼 보이는 동백나무 군락이 산등성 오솔길을 따라 밀집돼 있으며 섬 정상부에 형성되어 있는 동백나무 숲이 밀림을 방불케 한다.
동백나무는 이곳에서 생활해온 등대지기가 대를 이어 가꾸어 온 나무로, 등대지기의 외로운 삶의 애환을 한 몸에 담고 자란 나무라는 사연까지 간직하고 있다.
선박을 접안할 수 있는 동북쪽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가파른 절벽으로 돼 있어 주변경관이 수려하고 산등성이에는 천남성이, 찔레꽃, 산벗나무 등의 자생식물들이 분포하고 있다.

 

등대로 가기 위해서는 안흥항에서 배로 약 30분가량 들어가야 한다.
섬에 도착하면 바위로 만든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가는 길목에는 우거진 나무들로 빽빽하게  감싸고 있는 산길을 만날 수 있는데 그곳에 서있으면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등대섬 입구에는 짐을 운반하는 모노레일이 있어 등대까지 올라가는데 힘을 보태준다.
약 10여분을 올라가면 산 정상 웅장하고 새 하얀 자태를 뽐내고 있는 옹도 등대에 도착할 수 있다.

 

지난 1907년 1월 불을 밝힌 옹도 등대는 100년이 넘는 세월을 서해 중부권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켜오고 있는 충청남도에 유일한 유인등대다.
등대의 불빛은 35~40km 거리에서도 육안 식별이 가능하며 주로 대산, 평택, 인천항을 입출항 하는 선박들이 서해안 항로를 따라 이곳을 거쳐 지나간다.

 

등탑 높이는 25.4m이며 함선을 상징화한 원형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구성돼 있다.
맑은 날에는 태양열을 이용해 불을 밝히며 흐린 날과 비 오는 날은 동력실을 이용해 불을 밝힌다.

 

등대 2층에는 항로표지의 역사를 볼 수 있는 홍보관이 있고 3층에는 주변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전망대가 있다.
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해일출과 일몰은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등대 동쪽에는 단도, 가의도, 죽도, 부엌도, 목개도, 정족도, 돛대바위, 독립문바위 등이 있다.
서쪽에는 괭이갈매기 서식지인 난도, 시위에 걸린 화살처럼 생긴 궁시도, 병풍모양의 병풍도, 석도, 유채꽃과 동백나무군락이 아름다운 서해의 끝 섬 격렬비열도가 수평선위에 펼쳐져 있다.

 

옹도 등대는 현재 정비공사 중에 있어 정비공사가 끝나는 올 하반기쯤 일반에 개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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