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의 이미지가 여섯을 말하기도 하고 여섯의 형상물이 다섯으로 보여지기도 하는 개념의 벽과 벽을 넘어 다섯과 여섯을 함께 가지신 그대 영원의 이름 앞에… 언제나 반갑게 출렁이는 희망의 섬’
정영자 시인이 한 섬을 보고 지은 시의 일부다.
시조시인 이은상은 이 섬을 일컬어 ‘우리나라 지명 중 가장 사랑하는 이름’이라고 했다.

 

빼어난 바다 절경과 수평선에 떠오르는 용광로처럼 이글거리는 일출이 으뜸인 바로 그 섬 오륙도다.

 

기암절벽 5개로 이뤄진 바위섬 오륙도는 조수간만에 따라 5개 또는 6개의 섬으로 보이는 신비스러운 섬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오륙도에 있는 섬들 중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방패섬과 솔섬이 조위 변화나 보는 방향에 따라 하나의 섬(일명 우식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륙도는 목이 좁고 조류의 흐름이 빠른 여울목이어서 뱃길로는 위험한 곳이었다.
오륙도를 지나는 뱃사람들은 무사 기원을 위해 바다에 공양미를 던져 해신을 달랬다고도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며 오륙도를 소재로 한 한시가 오늘날까지 많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부산의 상징 오륙도는 부산 우암반도에서 600m 떨어진 해상에 있는 군도다.

 

오륙도는 방패섬, 솔섬, 송곳섬, 수리섬, 굴섬, 등대섬 순으로 가지런히 배열돼 각기 다른 이미지 속에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방패섬은 세찬 비바람을 방패처럼 막아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솔섬은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송곳섬은 송곳처럼 뾰족하게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며, 수리섬은 독수리가 갈매기를 포획하기 위해 모여들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또 굴섬은 섬 안에 큰 굴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천장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이 한 사람 몫의 음료수가 될 정도라고 한다.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등대섬은 위가 평평해 밭섬이라 불렸으며 지난 1937년 등대가 세워진 뒤부터 등대섬으로 불려졌다.

 

오륙도 등대로 가기 위해서는 용호동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약 15분가량 들어가야 한다.

 

등대섬에 하선하면 등대까지는 인공으로 만들어진 돌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지그재그로 구성된 계단을 오르며 등대섬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것은 관망 포인트다.
특히 푸른 파도와 바쁘게 오가는 화물선, 유람선 그리고 떼지어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을 가까이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약 5분여를 올라가면 벼랑 끝 위에서 무게감 있게 중심을 잡고 있는 새햐안 등대를 만날 수 있다.

 

지난 1937년 11월 점등한 오륙도 등대는 시민현상 설계 공모로 만들어진 등대로써 부산항을 오가는 선박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998년 기존 등대를 개축해 등탑을 6.2m에서 27.5m로 높였고 등대 불빛도 한층 밝게 했다.

 

등대 내부에는 우리나라 주요 등대를 볼 수 있는 사진 전시실이 있고 부산항의 모습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도 갖춰져 있다.
특히 전망대에서는 태종대, 아치섬, 이기대, 신선대 등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들을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날이 좋으면 마라도까지도 볼 수 있다.

 

등대 주변 갯바위에서는 고기를 잡아 올리는 낚시꾼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오륙도 바다에는 작고 살이 통통하게 올라 횟감으로 안성맞춤인 학꽁치가 많이 잡혀 낚시꾼들에게는 더없는 황금어장으로 손꼽힌다.

 

오륙도는 부산역에서 차로 약 30~40분가량 달려야 닿을 수 있다.
오륙도 등대로 가는 배편은 용호동 선착장에서 탈 수 있다.
뱃삯은 1만원이며 배시간은 오전 7시 첫 배를 시작으로 섬으로 들어가는 관광객에 따라 수시로 운항한다.
차량은 선적이 불가능해 매표소 주차장에 두어야 한다.

 

배편 문의는 오륙도 매표소(051-626-8953)에서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해상날씨가 좋지 않으면 배가 결항할 수 있으므로 미리 날씨를 체크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전설과 함께 소박한 섬 고유의 탄생 비밀을 간직한 오륙도로 지금 한번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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