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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전기요금, 결국 오른다
2022-01-10 15:50:27

결국, 전기요금이 오른다. 전기요금 인상은 모든 제조원가의 상승을 동반한다. 국산품의 가격 경쟁력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생산단가가 싼 원자력발전소를 없애고 신재생에너지에 집착한 현 정부의 정책실패이자 예견된 결말이다.  안전과 생산 경쟁력, 환경과 국제 경쟁력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어느 하나를 포기하고 어느 하나를 등한시할 수 없는 문제다. 조화롭게 조율해 나가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허구에 불과한 영화 한 편에 눈물 찔끔찔끔 흘리면서 원전을 없애버렸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의 대부분이 생산론자보다는 환경론자였기에 정권 창출에 대한 화답이었을 수도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결국 국민 과반수가 원했던 그 ‘시대 정신’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훌륭한 지도자라면 지지하지 않았던 나머지 절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했다. 세계 으뜸으로 인정받던 한국형 원자로의 기술 경쟁력은 무너졌고, 박정희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여왔던 한국중공업 두산중공업의 세계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꼬꾸라졌다. 두산중공업은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결국 팔다리 절단범이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던져주는 치료비 명목의 정책자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신세다. 두산이 ‘페놀 사건’ 때문에 환경론자에게 미운털이 박혔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의 세계 경쟁력 가운데 한 개였던 원전 기술은 이제 회생불능 상태로 날개가 꺾여버렸다. 


그 시대정신은 이처럼 무서운 결과를 낳았다. 집단지성으로 포장된 시대정신은 그동안 소외돼온 데 대한 보복의 칼을 휘둘렀다. 잘못된 판단으로 종국에는 칼끝이 자기 목을 겨누는 결과가 올지라도 칼춤은 멈추지 않고, 잘못은 시인하지 않는다. 바로잡아질 수 없는 시대정신의 오류, 시대정신의 한계인 것이다. 한국은 지금 개인의 지성과 도덕성에 따라 행동하는 시대는 가고 집단의 목소리에 맞춰 노래해야 하는 시대가 돼버렸다. 2022년 한국의 시대정신은 ‘선조가 물려준 고귀한 자산을 회복·발전시켜 나가자’가 아니라 ‘함께 탕진하자’는 도그마에 갇혀 있다. 분배와 공유화라는 탕진이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정치집단을 필두로 국민 대부분이 어떻게든 현대적 무위도식에 끼어보려 할 뿐,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외침은 없다. 이런 외침은 오히려 ‘공허한 주장’으로 묵살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비단 원전 문제만이 아니다. 경쟁사회(competitive society)로 요약되는 국제사회를 살아가는 지구촌의 한 구성원이라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의 부가가치 상승과 일자리 창출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21세기 지구촌 국제사회의 화두는 그 나라의 부가가치 상승과 일자리 창출이다. 마부의 일자리 보전을 위해 ‘자동차는 마차보다 늦게 달려야 한다’는 영국의 당시 시대정신은 자동차산업의 패망을 초래했다. 청소인력 확대를 위해 거리에 쓰레기통을 없애고 아무데나 담배꽁초를 버리게 하는 것 역시 경쟁력 없는 일자리 정책이다. 공기업이 체험형 인턴 수천 명을 모집해도 이는 부가가치 향상으로 파생된 일자리가 아니다. 시대적 무위도식에 잠깐 초대되고 대접받았을 뿐 일자리를 얻은 것은 아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닥터 지바고에서 ‘시대 정신’이라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한다. 닥터 지바고는 죽는 날까지 고독했다. 개인의 지성과 도덕적 가치관은 시대정신을 찬양하는 목소리에 숨을 죽여야 했다. 전쟁과 내전으로 혁명군에 의해 죽든, 진압군에 의해 죽든 ‘죽기 위한 삶’을 살아야 했다. 승리를 굳힌 혁명군은 숙청이라는 미명으로 같은 깃발 아래 싸우던 전우를 제거하는 광란의 시대를 목격하며 살았다. 동문수학한 친구마저 공산주의 혁명을 찬양하는 시대정신과 그 시대적 결과물에 고무돼 있었으니 더욱 외로웠다.


또 다시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지지해준 절반의 목소리만 경청하고,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목소리는 묵살하는 그런 지도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매출 상승으로 일손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사원을 늘려야 하는 그런 일자리 창출의 시대가 도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좌우·보혁 논쟁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논쟁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현대판 무위도식에 합류시켜 주겠다는 약속으로 표를 얻는 ‘잔꾀 정치’가 사라지고 후손에게 물려줄 국가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대선이 되면 좋겠다. 국가의 부가가치 상승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가지 정책대결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새로운 시대정신이 안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년 1월 10일
조관규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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