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푸르다.”
전쟁에 패해 피신 중이던 중국의 재상 ‘전횡’이 한 섬에 당도했을 때 바다를 보며 한 말이다.
그가 발견한 섬은 서해 끄트머리의 작고 외로운 섬 어청도.
바다가 거울처럼 맑고 깨끗해 저절로 흘러나오는 감탄에 어조사 ‘어’와 푸를 ‘청’ 이라 하여 어청도라고 불리게 됐다는 전설이다.

 

군산항으로부터 북서쪽 약 72km 떨어진 어청도는 중국 산둥 반도와는 약 300km 거리로 개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표현할 만큼 중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일반적으로 서해는 동해에 비해 갯벌이 많아 흐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청도 바다는 그런 편견을 깨는 곳이다.
투명에 가까운 에메랄드빛을 띤 해수면에는 물고기가 떼로 몰렸다 흩어지는 것까지 보이기도 한다.

어청도에는 현재 202가구 447명이 거주하고 있다.
어청도 등대로 가기 위해서는 선착장에서 내려 마을의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마을에서 등대까지 이어진 콘크리트 포장길로 30~40분가량 걸어가야 한다.

등대로 가는 길목에는 치동묘로 불리는 사당이 하나 있다.
치동묘는 어청도를 처음 발견한 전횡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든 묘로, 30~40년 전까지도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지난 2005년 군산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치동묘는 외형의 훼손 등으로 폐가나 다름없었지만 얼마 전 개보수를 통해 다시 원형의 모습을 되찾았다.
또 등대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는 팔각정이 있는데 잠시 땀을 식히며 어청도항과 마을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고갯마루를 지나 산등성이 뒤편으로 내려서면 비로소 아담한 돌담길로 에워싸여 바닷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어청도 등대가 보인다.
 

어청도 등대는 일제 강점기인 1912년 3월에 대륙진출의 야망을 가진 일본의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건설, 군산항과 서해안의 남북항로를 항해하는 모든 선박들의 뱃길을 인도하는 중요한 등대다.
건축당시 등탑의 조형미를 살리기 위해 상부를 전통 한옥의 서까래 형상으로 구성했다.
인상적인 홍색 등롱과 하얀 등탑 그리고 세월을 느낄 수 있는 돌담이 어우러져 보존가치로 손색이 없다.
어청도 등대는 높이가 15.7m로 해발고도 61m에 위치, 수은 위에 뜨게 해 등명기를 회전시킨 '중추식 등명기'로 불빛이 약 37㎞의 먼 바다까지 비춘다.

 

망망대해에 구세주처럼 반짝이는 불빛, 어청도 등대는 우리나라 10대 아름다운 등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질 무렵 붉은 석양빛과 해송,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등대의 풍경은 직접 본 사람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비경을 자랑한다.
또 어청도에는 어업전진기지로써 우럭, 돌돔, 참돔, 감성돔, 방어, 농어, 놀래기 등의 고급어종들이 많이 잡힌다.
특히 우럭과 농어의 황금어장으로 등대 주변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에게는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어청도로 가는 배편은 군산여객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
군산여객터미널을 이용할 경우, 배시간은 약 2시간 30분가량 걸리며 하루 1편(09:00)의 배만이 운항한다.
뱃삯은 섬으로 들어갈 때 2만2900원이며 나올 때는 2만1900원으로 1000원 차이가 난다.
섬으로의 차 선적은 불가능하며 군산여객터미널 근처에 무료 또는 유료주차 해야 한다.
섬에서 숙박 할 경우, 민박을 이용 할 수 있고 2인 기준으로 3만원이며 먹을거리는 숙박업소 주변에 식당이나 슈퍼가 있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

 

배편 문의는 군산여객터미널(063-472-2712)에서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다.
어청도는 날씨가 불규칙하기 때문에 미리 기상을 확인 하고 배 출발 1~2시간 전에 다시 한 번 배편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 바다가 그립다면 그 영혼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어청도로 지금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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