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최지희 기자] 불연소재인 탄소섬유 보강재와 시멘트 혼합물을 활용, 노후 터널과 교량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탄소섬유와 시멘트 혼합물을 활용해 노후 시설물의 하중저항능력과 내구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강공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교량, 터널, 지하철 등 사회기반시설의 37%가 준공 후 30년 이상 된 노후 시설물이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일시에 교체할 수 없어 수시로 유지보수작업을 통해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성능이 부족한 시설물은 성능개선공사를 실시, 시설물의 사용수명을 늘려야 한다. 


노후 콘크리트 시설물의 경우 보통 고강도 탄소섬유를 시트나 패널 형태로 접착 시공하는 보강공법이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때 사용되는 유기계 접착제는 화재에 취약하고 지하구조물 등 표면이 젖은 구조물에 시공할 수 없다.
또 시공 후 접착된 부위가 수분에 노출되면 탄소섬유가 탈락하는 단점이 있다. 


건설연 김형열 박사 연구팀은 기존 탄소섬유 접착공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유기계 접착제 대신 시멘트 혼합물을 활용하는 공법을 개발했다. 
노후 시설물 표면에 격자 형상으로 제작한 탄소섬유 보강재와 고성능 시멘트 혼합물을 일체화 시공해 보강하는 공법으로, 시멘트 혼합물이 접착제 역할을 대신한다.


탄소섬유와 시멘트 혼합물 모두 불연소재여서 내화성능이 우수, 화재위험에 노출된 시설물 보강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젖은 구조물이나 동절기에도 시공이 가능하며 누수가 발생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탄소섬유는 철근처럼 부식하지 않기 때문에 제설제를 사용하는 도로시설물이나 염분에 노출되는 방파제와 같은 해양항만시설물 보강에도 효과적이다.


기존 공법보다 구조물의 하중저항능력이 2배, 내구수명이 3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속도를 기존 대비 2배 이상 빨라졌으며 경제성 측면에서 기존 탄소섬유 접착 공법에 비해 시공비를 약 45% 절감할 수 있다. 
또 주택과 같은 소형 시설물에는 인력 시공이 가능하고 교량, 터널, 지하철과 같은 대형 시설물에는 기계화 시공이 가능하다. 


건설연 한승헌 원장은 “고강도, 비부식성 등 강점을 가진 탄소섬유는 건설산업에서 철근이나 강철선을 대체할 수 있는 건설재료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탄소섬유를 노후 시설물 보강 등 건설산업 전반에 활용하는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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