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당이나 후보자 간 차별화를 찾기 힘들다. 물론 대부분의 정당이 코로나 사태 해결을 들고 나온 점도 있지만 여당과 야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고 군소 정당들이 난립해 정책논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도 있다. 과거 정책의 재탕은 이번에도 재연됐다. 정책에 차별화가 없으니 기존 정책을 그대로 들고 나오는 것이다. 이러니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려했던 막말 공방과 고소·고발전도 여전하다. 결국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만이 이러한 정치권의 구태를 없앨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와 보건사회연구원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정치 상황에 ‘불만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5%에 이른다. 선거 때마다 막말이 판을 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위기 극복론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과 경제실정 심판론을 내세운 미래통합당의 대결로 압축된다. 거대 양당은 정책과 공약을 부각시키기보다 자극적인 막말과 상대방 비방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책 차별화가 없으니 오로지 정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지친 유권자들의 실망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치인의 막말과 실언은 국민들의 정치 혐오와 환멸을 불러일으킨다.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아무리 선거전이라고 해도 상대방의 잘못은 엄중히 따지되 정도와 품격을 지켜야 한다. 막말로 유권자들의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오산이다. 막말로 여론을 얻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면서 선거 향방은 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후보자들의 막말은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경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현명하고 냉철한 국민 선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번 총선은 정책 대결을 펼치는 정당과 후보자에 표를 몰아주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이번에는 정책공약 대결의 장이 돼야 한다. 특히 누가 제대로 된 공약(公約)을 내는지, 누가 선거가 끝나면 잊혀 질 공약(空約)을 내는지 눈을 부릅뜨고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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