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품으며 저비용항공사(LCC)를 넘어 ‘빅3’ 진입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 주를 545억 원에 현금취득키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체결에 합의했다고 2일 공시했다.
취득예정일은 내달 29일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지분의 51.17%를 갖는 1대 주주가 된다.


매각금액은 지난해 12월 MOU 체결 당시 예상한 인수가 695억 원보다 150억 원가량 낮췄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계 위기를 감안해 양측이 조정에 합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번 인수는 국내 항공사의 첫 통합 사례인 데다, 항공업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CC 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에 보잉 항공기 이슈, 코로나19까지 연이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28일에는 6개사가 함께 ‘산업 공멸의 중대 기로’에 놓였다며 정부에 지원을 호소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전부터 논란이 돼 왔던 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경쟁은 올해 본격 진입이 예정된 신규 항공사 3곳까지 추가되면서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초체력이 떨어진 항공업계 재편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업계에서 먼저 매각설이 나왔고 이를 부인했으나, 이내 제주항공이 손을 내밀자 잡았다.
이스타항공은 끝나지 않는 악재에 지난달에는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하기도 해 어려움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인수로 제주항공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빅3’ 체제 구축이 가능할지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국제선 승객수를 기준으로 한 항공사 점유율은 △대한항공 22.2% △아시아나항공 15.3% △제주항공 9.3% △진에어 5.7% △티웨이항공 5.4% △에어부산 3.8% △이스타항공 3.3% △에어서울 2%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 합치며 12.6%가 돼 2위 아시아나를 2.7%p 차로 바짝 따라붙게 된다.
동시에 4위 진에어와는 격차를 6.9%p로 벌린다.


이에 따라 원가절감과 운영 효율성 극대화, 노선 활용, 가격경쟁력 확보 등 전략의 선택지와 효과가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는 분기별 공시를 하지 않아 지난 2018년 이후 얼마나 약해졌는지 정확한 수치가 없는 이스타항공의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동성명 내용처럼 ‘공멸’이 우려된다는 업황에서 상당히 모험적인 행보”라며 “이번 코로나 사태의 기간이나 이스타항공에 대한 유상증자 등 지원 여부와 규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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