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설사들이 새해 들어 잇달아 해외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낭보를 전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밑돌며 13년 만의 최악의 실적 부진을 기록했지만, 연초부터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해외수주 회복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에서 이달에만 4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18년 연간 매출액 5조5000억 원의 3분의 2가 넘는 일감을 일찌감치 확보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3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18억5000만 달러(2조1000억 원) 규모의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 본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서 알제리 최대 국영석유회사 소나트랙이 발주한 4조3000억 원 규모의 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플랜트 공사를 스페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공동 수주했다. 총 계약금액 중 삼성엔지니어링 계약분은 1조9000억 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수주한 방글라데시 다카 국제공항 확장 공사 본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계약금은 1조9000여억 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방글라데시 메그나갓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다카공항 확장공사까지 연속으로 수주하며 방글라데시 건설시장에서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건설도 연초 중동 카타르와 싱가포르 지역에서 1조5000억 원 규모의 오피스 공사를 연이어 따냈다. 

지난 14일 카타르 루사일 부동산개발회사가 발주한 6093억 원 규모의 루사일 플라자 타워 플롯(PLOT·구획)3 공사를 단독 수주하고, 낙찰통지서를 받았다. 앞서 2일 이 타워 플롯4 공사를 6130억 원에 따낸 데 이어 추가 수주에도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루사일 플라자 타워 총 4개 구획 가운데 2개 구획(플롯 3, 4)에서 전체 1조20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지난 7일 싱가포르 스포츠청이 발주한 2700억 원 규모의 풍골 스포츠센터의 시공사로도 확정됐다. 

 

이들 건설사들을 포함해 우리 건설사들의 1월 현재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은 15억 달러로, 지난해 1월보다 2배 넘게 불어났다. 해외건설업계는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방심하긴 이르다. 최악을 벗어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수주 확대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 도급형 사업에서 벗어나 금융이 동반되는 투자개발형 사업, 정부간 협력사업 등으로 사업 방향을 다각화해야 한다. 또한 전 세계적 추세인 민관협력개발사업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또한 중동에서 벗어나 진출지역을 확대해야 한다. 해외건설 수주를 위한 경쟁력 확대와 함께 정부차원의 금융지원도 확대돼야 부진한 해외건설 수주가 회복될수 있다.

 

연초부터 이처럼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수주는 모처럼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가뭄에 시달리던 해외건설 수주가 돌파구를 찾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잇따라 해외건설낭보를 보내온 건설사들에 박수를 보낸다. 

 

2020년 1월 30일

한양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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