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SERI)와 건설산업연구원(CERIK)이 내년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상반된 전망을 제시했다.


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이 28일 건국대 산학협동관에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과 건설산업연구원김현아 책임연구원이 상반된 의견이 제시돼 참석자의 주목을 끌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300여명의 부동산 실무자가 참석한 가운데, 주택금융공사 임주재 사장, 국토해양부 이문기 주택정책과장, 삼성경제연구소(SERI) 박재룡 수석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CERIK) 김현아 책임연구원, 문화방송 이상로 부국장, 매일경제 채경옥 부장 등 전문가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 주택가격 적정한가?…SERI ‘아직 침체’ vs CERIK ‘과열 조짐’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재 주택가격 및 시장이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제시됐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직 리먼사태 이전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률(2008년 12월~2009년 9월)을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전국은 -8.3%p, 서울 -10.2%p 낮은 수준이다.

주택 거래량도 지난해 동기(1월~8월) 대비 아직 마이너스 상태이며, 거래량 급증은 강남 3구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4월 이후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으나 아직 리먼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며 “강남 3구는 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에 반등도 큰 편”이라고 밝혔다.

또 “가격상승 속도도 지난 외환위기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거래량 급증도 강남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된 국지적 현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주택 시장이 지역·상품별 차별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미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리먼사태 이전 주택가격 및 시장이 적정한 수준인지, 전고점 자체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지방선거 영향…SERI ‘가격과 무관’ vs CERIK ‘가격 상승’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삼성경제연구소와 건설산업연구원은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지방선거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가격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정당간 정책 차이가 존재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는 동일하다”며 “주택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약 10%의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새로운 당선자는 오히려 시장안정을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개발 공약을 제시할 것”이라며 “쏟아지는 개발공약은 해당 지역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개별 지역에서 지구단위 종 상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지방선거와 맞물려 부동산 규제 완화 경향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특히 최근 법 개정으로 50만명 이상 도시 정비사업 권한이 시·도지사에서 시장으로 변경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중대형 도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 인구변화, SERI ‘대형 주택’ vs CERIK ‘중·소형 주택’


인구변화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도 상이하게 나왔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인구수는 2019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인구변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성급하게 판단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인구감소가 소형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경제수준 향상에 따른 공간 수요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박 연구원은 “2019년부터 인구는 줄지만 가구 수는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인구감소에 대비해 소형 위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또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공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며 “중대형과 소형 주택의 균형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은 지난 6월 25일 ‘2009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로 도심에 중소형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인구감소,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중·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대형아파트 보다는 도심형 중소형 주택상품 개발 및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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