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정책은 안보적 측면과 경제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눈치를 보면서 국내 산업의 효율적 측면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다. 에너지 건설정책에 관한 한, '여론에 귀 닫고 있는 벽'을 향해 던지는 마지막 충언이 되길 바라며 세 가지 문제를 차례로 짚어본다.<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 에너지, 안보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② 우리는 에너지 독립국이 아니다
③ 에너지 효율이 산업 경쟁력이다


[국토경제신문 조관규 기자] "내가 만약 북한에서 잠입한 국가전복 세력이라면 가장 시급히 수행해야 할 지령 1호는 남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특히 '탈원전 정책'은 북한의 군사전략 핵심 참모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북관계의 여러 가지 군사적 변수들 가운데, 북한이 바라는 1순위 목표는 남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는 것이라는 게 에너지 및 군사전문가들의 주장이다.
16일 이들 전문가 그룹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이상 북한의 핵무기와 동등한 핵전력을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이상, 유사시 우리도 하루 또는 이틀 만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료봉이라 불리는 고준위 폐기물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철저한 감시 하에 은밀히 보관돼 있다.
연탄이 타고 나면 하얀색으로 변하지만, 불완전연소 된 연탄의 윗부분은 검은색으로 남아 있듯 연료봉도 완벽하게 연소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불완전연소 된 고준위 폐기물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원자력연구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모 국회의원에게 "우리도 당장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추출과정에 엄청난 전기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등화관제 훈련을 가장, 전국에 전기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플루토늄 추출에만 전기를 총동원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02년 당시 전력 공급량으로 이틀 내지는 사흘이면 가능하다 했으니, 15년이 지난 지금의 전력 공급량으로는 하루만에 만들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는 이어 "플루토늄을 소재로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반세기 전인 1945년의 기술"이라며 "지금은 땅 짚고 헤엄치기보다 쉬운 기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의 원자력 기술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되던 1945년 당시의 핵무기 제조기술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 발전소를 보유한 전 세계 모든 국가도 동일한 수준이며 이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 가동국가들은 모두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고 있다.
다만 시간당 몇Kw의 전기가 필요한지 계량화할 수는 없으나,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저효율 신재생에너지로는 단기간에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원자력 발전소가 없어지면 핵무기의 비공식 원료가 될 고준위 폐기물도 축적되지 않는데다 핵무기를 제조할 원천 전력마저 없어진다는 결론이다.
유사시에 꺼낼 최후의 '카드'가 영원히 상실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면 지금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북한의 군사 참모가 바라는 대로 추진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평화와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기우에 불과한 일이나, 역사를 거울삼아 보면 평화와 분쟁은 언제나 교차해왔다.
또한 평화는 주변 국가간 힘의 균형이 이뤄져야 누릴 수 있는 것이었지, 군사력이 약한 국가는 굴욕적 외교로 연명할 뿐, 태평성대를 누리지는 못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일방통행식이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자기확신에 매몰된 편견에서 속히 벗어나야 '세계의 에너지 안보정책'이 보일 텐데, 에너지 정책 입안자들이 '동굴의 우상'에 갇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을 매개로 한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복안'이 깔려 있지 않다면 지금의 급진적 탈원전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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