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공사 기간도 기술력으로 승부한다

대림산업 ‘말레이시아 TNB 패스트 트랙 3A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대림산업(사장 김한기)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서쪽으로 약 288㎞ 떨어진 만중(Manjung) 지역에서 말레이시아 국영전력회사인 TNB가 발주한 패스트 트랙 3A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총 공사비 1조3000억원을 들여 1000㎿급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공정률은 99%다.
오는 10월 상업운전을 앞두고 현재 막바지 시운전 테스트가 한창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름에 ‘패스트’란 단어가 들어갈 정도로 공사 기간이 상당히 짧다.
공사 기간은 총 45개월로 통상적으로 1000㎿급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50개월 이상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5개월가량 짧은 셈이다.


대림산업은 짧은 기간 내에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3년 8월 수주가 결정된 직후부터 프로젝트팀을 결성,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좁은 사업부지, 연약한 지반 상태, 복잡한 현지 행정 절차 등 사업 여건을 고려해 치밀하게 밑그림을 그렸다.


대림산업 박충민 현장소장은 “짧은 공기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은 기술력뿐이었다”며 “그동안 대림산업이 수행했던 프로젝트와 국내외 사례를 검토,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공사에서 쓰지 않았던 공법들을 접목하며 해결책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보일러 헤비거더(Heavy Girder) 상량 작업에 기존에 사용하는 크레인 대신 ‘스트랜드잭(Strand Jack)’을 활용했다.
스트랜드잭은 펌프로 유압을 발생시켜 그 힘으로 물체를 끌어올리는 장비로, 준비 기간이 짧고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현장 기술자들은 초기부터 스트랜드잭 사용을 결정한 뒤 맞춤형 설계를 진행했고 공사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냉각수 유입 장치 개설에는 원통형 굴착기로 땅굴을 파고 외벽을 콘크리트로 마감하는 방식의 실드 터널 공법을 도입했다.
해상에서 작업을 하는 기존 방식보다 안전하고 공사 진행 속도가 빠르다.

초기 파일링공사에서도 차별점을 뒀다.
대림산업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보드파일 대신 강관파일을 적용했다.
매립지인 특성을 고려해 연약한 지반에도 안전성을 유지하도록 60m 길이의 강관을 사용, 보통 6개월 걸리는 공정을 1개월 반 만에 마칠 수 있었다.
협소한 사업부지의 특성을 감안해 이동식 크레인 대신 40t급 타워크레인을 설치해 전체 발전소 시공에 활용했다.

보일러와 스팀터빈 등 각 유닛이 타워크레인 범위를 중심으로 배치됐고 철골 및 장비를 들어 올리는 작업에 타워크레인을 활용했다.


대림산업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향후 지속적인 발전플랜트 발주가 예상되는 말레이시아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대림산업 박충민 현장소장은 “동남아시아는 최근 경제 개발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소 발주 물량이 상당하다”며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을 거점으로 수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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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보다는 수익성 중심 개발형 사업으로 해외 시장 공략
SK건설 ‘터키 차나칼레 교량 프로젝트’


SK건설(부회장 조기행)은 외형보다는 철저하게 수익성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저유가와 중국 업체의 약진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EPC 경쟁 입찰보다는 수익성이 좋은 개발형 사업 위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상세설계·구매·시공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투자, 기본설계 및 유지관리까지 참여하는 TSP(Total Solution Provider) 사업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델은 양질의 사업을 기획·검토·제안해 사업화할 수 있고 경쟁이 치열한 공개입찰 방식이 아니라 경쟁 없이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를 따낼 수 있어 수익성이 좋다.


SK건설은 이같은 방식으로 최근 터키에서 차나칼레 프로젝트를 따냈다.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차나칼레 주의 랍세키(아시아)와 겔리볼루(유럽)를 연결하는 총 3623m 길이의 왕복 6차선 현수교와 연결도로 81㎞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현수교가 완공되면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3조5000억원, 공사비 3조76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이다.
지난 1월 SK건설이 대림산업, 터키 건설업체인 리막, 야피 메르케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따냈다.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의 EPC뿐만 아니라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완공 후 16년간 운영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터키 정부는 이 프로젝트의 착공일을 3월 18일로 잡았다.
터키군이 1915년 1차 세계대전 당시 다르다넬스 해협에서 영국·프랑스 연합 함대를 무찌른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현수교 주탑 높이도 318m로 짓는다.
준공이 터키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23년이어서 주탑 간 거리도 2023m로 만든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IHI·이토추상사 컨소시엄을 제치고 터키 정부가 이같이 공을 들이는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데는 SK건설의 풍부한 개발사업 경험이 결정적이었다.  


SK건설은 지난해 12월 성공적으로 개통한 터키 유라시아해저터널을 통해 EPC 역량뿐만 아니라 사업개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 운영까지 개발사업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2008년 터키 정부로부터 유라시아해저터널의 사업권을 따내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되는 상황에서도 터키 정부, 대주단과의 치열한 협상을 통해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의 PF 참여를 이끌어내며 사업을 완수했다.
이 밖에 SK건설이 유라시아해저터널 외에 투판벨리 화력발전소, 보스포러스 3교 공사 등을 통해 터키에서 쌓은 높은 인지도도 이번 차나칼레 프로젝트 수주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SK건설 조기행 부회장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개발형 사업에 오랜 시간 투자하고 준비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시장까지 사업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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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교통·물류 인프라에 일대 전환 가져온다
대우건설 ‘카중굴라 교량 프로젝트’


대우건설(대표 박창민)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으나 아직은 국내 건설사들의 진출이 많지 않은 아프리카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4년 수주한 카중굴라(Kazungula) 교량사업도 그 성과 중 하나다.
대우건설이 1980년대 5건을 수행한 이후 국내 건설사의 실적이 거의 없는 보츠와나와 잠비아라는 미개척시장에 진출한 사례로 큰 의미를 가진다. 


카중굴라 교량은 직선이 아닌 커다란 커브 형태를 띄는 것이 특징이다.
교량이 들어서는 지역이 보츠와나와 잠비아, 나미비아, 짐바브웨 4개국이 인접해 있기 때문이 나미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보츠와나와 잠비아를 연결하기 위해서다.
커다란 커브 형태의 교량 형태에 따라 열차와 차량의 주행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교량은 전체적으로 북측을 향해 살짝 기울어져 있다.
이에 따라 교량을 지지하는 교각도 기울어진 형태로 시공돼야 하고 완공 이후 자연적인 침하현상을 고려해 각 교각들이 오차범위 5㎝ 이내에서 시공돼야 하는 등 정밀함이 요구되는 공사다. 


또 아프리카 남부 최대 크기로 유량이 많고 강 하부 퇴적층이 깊은 잠베지 강에 건설되는 만큼 교량을 지지하기 위한 기초파일공사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은 육상의 공장에서 사전 용접된 파일을 사용해 안전성을 더하고 있다.
콘크리트 타설의 경우 기후와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실제 교각과 동일한 사이즈의 테스트 교각을 육상에 시공해 콘크리트 변위도 등을 확인하는 등 안전과 품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교량 상판 공사에는 Form Traveller 공법이 사용된다.
이 공법은 현장 타설을 통해 교량 상판이 조금씩 늘어나는 방식으로 기존 도로의 상부를 가로지르는 교량이나 하천 교량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카중굴라 교량이 빠른 진행을 위해 보츠와나와 잠비아 양측에서 동시에 시공해 잠베지 강 위에서 만나는 형태로 시공된다는 점이다.
직선도 아닌 곡선 형태의 교량을 한 치의 오차 없이 강 위에서 맞닿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우건설은 위성을 이용한 GPS 장치를 활용, 시공과정마다 위치 데이터를 분석해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카중굴라 교량은 철도와 도로가 함께 지나는 교량으로 복합 진동이 가해지는 특성상 교량 자체의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교량의 교각 간격을 늘릴 수 있으면서 진동제어에 유리한 엑스트라도즈 형식이 적용됐다.


보츠와나와 잠비아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는 달리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이기 때문에 풍부한 자원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한 도로, 철도와 같은 물류 인프라 구축이 국가적인 과제다.
카중굴라 교량이 완공되면 지역 내 교통 및 물류 인프라에 일대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대우건설은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보츠와나의 경우 풍부한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발전과 도로 등 인프라 시설에 대한 발주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카중굴라 교량 공사에서 얻어진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남부 아프리카의 주력 시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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