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리조트’ 크루즈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여행객들은 시내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뒤 자갈치 시장, 해운대, 태종대 등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돌아 본 뒤 오후 6시쯤 일본 나가사키를 향해 출발한다. 시속 22노트(40㎞/h)로 움직이는 거대한 배 위에서 승객들은 초호화 리조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끽한다. 주로 밤에 이동하고 새벽에 기항지(배가 운항 중간에 정박하는 곳)에 도착한다. 워낙 거대해서 배의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여행객들은 끼니마다 진수성찬을 즐긴다. 일주일에 1t이 넘는 바닷가재, 10t의 소고기를 먹어 치운다. 배 안에 호화롭게 꾸민 식당이 20여 개, 객실은 수천 개에 이른다.  숙련된 승무원 1500명이 24시간 대기하며 손님을 모신다. 18층 높이의 갑판 위 수영장에서 헤엄치고, 전망대에서 한가로이 망망대해를 감상한다. 심심하면 쇼핑하고, 밤에는 뮤지컬을 본다. 매일 밤 선상 카지노에선 흥미진진한 게임이 벌어진다. 밤바다를 바라보며 잠들면 이튿날 아침, 배는 다음 항구에 도착해 있다.


◇ 크루즈여행, 아시아로 통한다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에 따르면 지난해 크루즈 관광객 수는 224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721만4000명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산술적으로 15년간 연평균 7.8%씩 늘어난 셈이다.
크루즈 여행은 전통적으로 북미와 유럽인들이 중심이다. 취항지 승객수를 기준으로 북미(52.3%)와 유럽(26.4%) 시장이 78.7%를 차지한다. 아시아(10.4%), 호주(3%), 아프리카(2.7%)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최근 크루즈 시장의 중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 크루즈 여행의 중심은 단연 중국이다. 2014년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수는 69만7000명으로 아시아 전체(140만명)의 절반을 차지했다. 2012년부터 매년 79%씩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조건이 크루즈 산업 육성과 성장의 가장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루즈를 타고 여행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코스가 한국을 경유, 일본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고 되돌아오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을 찾는 해외 크루즈 관광객 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12년 28만명에서 2015년 105만명을 돌파했다. 3년 만에 4배나 증가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한국을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이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0년쯤에는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정작 해외로 나가는 국내 크루즈 관광객 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3만명 안팎의 한국인이 크루즈 여객선을 타고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크루즈 여행을 한 한국인은 0.03%에 불과하다. 중국(0.05%)과 일본(0.19%) 보다 낮다. 한국인 크루즈 승객의 평균 나이는 50세다. 50대(22%), 60대(21%), 70세 이상(14%) 등 50세 이상 관광객이 전체 크루즈 관광객의 57%나 된다. 중국인은 40대 이하 젊은 층이 크루즈 관광을 주도한다. 크루즈 여행 기간은 평균 6.8박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서 2주일가량 크루즈 여행을 하는 비율도 41%로 많았다.


◇ 크루즈여행의 모든 것
크루즈하면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이나 즐길 수 있는 여행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로 기항하는 크루즈선들이 많아지고 가까운 아시아로 떠날 수 있는 단거리 크루즈여행 일정 등으로 그 인식도 점차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크루즈여행은 말 그대로 크루즈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이다. 일반여행은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호텔을 옮기므로 매번 짐을 꾸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크루즈는 개인 선실이 있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아침에 간단한 가방만 챙겨 관광을 한 후 크루즈로 돌아와서 휴식을 취하고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기면 된다. 식사 후에는 각종 쇼와 프로그램을 즐길 수도 있고 라운지에 아무렇게나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느긋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그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그날 기분이나 취향에 따라서 관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크루즈여행의 장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크루즈는 상류층의 전유물이라 생각한다. 비싼 여행이라는 편견 때문에 크루즈여행을 동경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크루즈 요금에는 숙박, 기항지 간 교통, 호텔 수준의 정찬코스와 뷔페 등 하루 최대 7회 식사 및 간식, 공연 및 선상 프로그램, 쇼핑, 어린이프로그램 등 여행의 기본적인 요소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출발 전 내는 크루즈 요금으로 숙박부터 교통, 식사, 즐길 거리 등이 한 번에 해결되기 때문에 결코 비싼 수준이 아니다. 아울러 크루즈 요금 외 반드시 추가로 내야 하는 비용은 없다. 다만 개인의 선호에 따른 추가요금은 있을 수 있다. 선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주류 및 음료, 스파나 인터넷 등의 편의시설, 재료비가 필요한 엔터테인먼트에서 추가요금이 발생되기도 한다.
크루즈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지중해, 북유럽, 알래스카, 카리브해 뿐만 아니라 남미, 하와이, 남태평양, 중동 등 전 세계를 운항한다. 운항 지역별로 최상의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연중 운항시기가 정해져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년 내내 운항을 하는 지역도 있다. 지중해는 4~11월, 북유럽은 5~9월, 남미는 12~3월, 알래스카는 5~9월까지가 여행 적기다. 카리브해 등은 연중 운항한다.


◇ 크루즈, 승선부터 하선까지
먼저 10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수속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기본적으로 출발 2시간 전에는 항구에 도착해 수속을 하는 것이 좋다. 출발 항구에 도착하면 짐표를 잘 붙였는지 확인한 뒤 대기하고 있는 포터(직원)에게 수하물을 맡기면 수하물은 짐표 안에 기재돼 있는 객실 번호로 배달된다.
승선 수속은 호텔 체크인과 마찬가지로 여권, 승선서류 그리고 신용카드를 준비해 체크인 데스크에 제출한 다음 승선카드를 발급받는다. 승선카드는 승·하선 때 신분증, 선내용 신용카드, 선실 키카드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는 만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모든 승객이 승선을 한 이후 5~7번 정도 짧은 부저, 1번의 긴 부저가 울리면 선실의 옷장 안에 있는 구명조끼를 착용한 다음 선실 문에 붙어 있는 안내문에 적힌 장소로 이동한다. 지정장소로 가면 간단한 대피 훈련을 마친 뒤 해산하게 된다. 실제상황이 발생할 경우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선사에 따라 출석 체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크루즈가 부두에 입·출항하는 시간은 매일 배달되는 선상신문에 안내돼 있다. 승·하선은 부두에서 바로 내리는 경우와 텐더보트(구명정 같은 작은 보트)로 내리는 경우가 있으며, 현지의 기상 및 부두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승·하선 전에는 선내 안내방송을 주의 깊게 체크해야 한다. 승선 마감은 항상 출항시간 30분 전이므로 시간을 좀 더 여유 있게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내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 일반적으로 승선카드 제시를 요구하면 유료, 아니면 무료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헬스클럽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요가 또는 필라테스 레슨은 거의 유료인 경우가 많다. 음료의 경우 표시가격에 10~15%의 서비스 차지가 부과된다.
처음 승선할 때 신용카드 번호를 예치한 후에는 선내에서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반드시 승선카드를 사용해야 하며, 사용 금액은 하선 전날에 일괄 정산한다.


◇ 올 여름휴가는 크루즈여행으로
14만t급 로열캐리비안크루즈 보이저호를 이용하면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양지인 홍콩, 하이난, 다낭, 타이베이, 오키나와를 한 번에 여행할 수 있다. 요금은 189만원부터이며 선착순 동반자 여행 시 30만원 할인 혜택이 있다. 오는 8월 5일, 9월 15일, 9월 27일 출발 예정이다.
북유럽 크루즈는 크루즈여행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상품 중 하나다. 2014년 신규 취항한 리갈 프린세스호가 오는 6월 23일, 7월 15일, 8월 6일, 8월 28일 출발을 앞두고 있다. 요금은 579만원부터 이용 가능하다.
코스타크루즈에서 선보이는 부산~일본 취항 코스는 부산에서 직접 승·하선하기 때문에 항공료 부담과 대기 시간 및 불필요한 여행 동선을 완전히 없앤 것이 특징이다. 마이즈루, 가나자와, 사카이미나토 등 평소 패키지여행에서 접하기 어려운 일본 해안도시를 경험할 수 있다. 8월 13일, 18일, 23일, 28일, 그리고 9월 2일과 7일에 출발한다. 요금은 99만원부터 책정돼 있다.


<자료협조: 세양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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