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설치된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현장시설 제어장치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통합표준제어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 기술표준센터 조용성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연구단은 지난 2011년 12월부터 3년 4개월간 연구를 진행, 지난 5월 기술개발을 완료했다.


통합표준제어 기술은 CCTV, 불법주정차단속장치, AVI, VDS, VMS 등 각 장치별로 따로 설치돼 있는 제어기를 하나로 통합해 관리·운영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도로 현장의 장비와 제어기는 비표준화로 1대 1로만 설치해야 해 중복구축에 따른 재원낭비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또 크고 투박한 각각의 제어기 함체가 보도 여기저기에 설치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보행환경을 저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각각의 제어기를 하나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중복기능은 통합하고 개별기능은 모듈화해 하나의 소형화된 함체에 각각의 요소장비를 추가 또는 제거하는 식이다.

이 기술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된 것으로 현재 국내 표준을 완료하고 ISO국제표준화가 추진되고 있다.


◇어떤 기술인가
연구단이 개발한 통합표준제어기 함체는 환경감시부, 통합제어부, 요소장비 제어부, 통신부 및 전원을 관리하는 단자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환경감시부는 함체 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팬, 히터와 문열림 등을 감지하기 위한 센서 등이 장착돼 있다.
통합제어부는 통합제어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통합플랫폼과 파워모듈, 무선통신모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통합플랫폼은 함체 내 장착된 요소장비들을 통합, 운영,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함체 및 장착된 요소장비 제어모듈의 통신 및 전원 장애를 자동으로 감지해 복구한다.


통신공사 등에 의한 구축비용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500m 반경 내에서 10Mbps의 전송속도로 HD급(1280*720)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바이너리 CDMA 방식의 무선통신모듈도 개발됐다.


요소장비 제어부는 별도의 기술적 작업 없이도 장비의 추가 및 제거가 가능하도록 add-on기반의 multi in one 구조로 개발됐다.
요소장비 제어부에 장착 가능하도록 모듈화 된 현장장비의 종류는 CCTV, VDS, AVI, DSRC, VMS, 불법주정차단속장치, 버스차로위반단속장치 등 총 7종이다.


특히 요소장비제어모듈은 단일보드에서 단일기능만 수행하는 기본타입과 하나의 보드에서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담당하는 원보드 타입으로 구분 개발해 모든 함체에 호환이 가능하다.


함체 역시 설치 위치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적용가능하도록 기본형, 슬림형, 스마트형, 지주삽입형, 터널형 등으로 개발됐다.


◇제주도 현장검증 진행

 통합표준제어기 현장검증은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자치경찰단을 운영하고 있어 수출용 신호제어기를 시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지자체이자 변화무쌍한 기후적 환경 요인에 의한 영향을 시험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 사이트로 평가되고 있다.
테스트베드는 5·16도로 돈내코 사거리 북측과 의귀중앙교차로 북측 등 3개 지점에 구축돼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시험운영 중에 있다.


현재까지 운영한 결과 제어기에 대한 장애는 대부분 외부적 요소에 의한 통신이나 전원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외부요인에 의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통합플랫폼에 의해 98.6%는 자동복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제어기들의 장애발생시 현장요원이 직접 현장에 출동해야만 재가동되는 기존 제어기의 유지관리의 비효율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통합표준제어 기술은  ITS총회 기술세미나 및 현장견학, ITS학회 추계학술대회 특별세션 등 총 4회에 걸친 기술시연을 통해 현장기반의 교통관리에 대한 실효성도 입증했다.


◇사업화 진행도 착착
실용화가 목표였던 통합표준제어 기술은 현재 8개의 국내특허와 2개의 국제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다.
또 함체 및 요소장비 제어모듈에 대한 공인시험 인증 및 성능시험도 완료했다.
특히 정보교환 관련 표준규격은 ITS 단체표준으로 이미 제정됐다.


현재 일부 기술에 대한 기술실시계약은 이미 체결된 상태며 모든 상용기술에 대한 계약이 체결되면 사업화 기반도 모두 갖추게 된다.


해외에서도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2013년 도쿄 ITS세계대회 전시에 참여했을 때는 주요기술로 선정돼 ITS데일리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SENA Traffic이 전시장을 방문해 통합표준제어기의 말레이시아 현지 적용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과 SENA 관계자는 화상회의를 통해 통합제어기의 현지 적용방안을 검토했으나 ITS 도입단계인 말레이시아의 현지 실정을 감안해 통합제어기보다는 신호제어기의 도입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공동 연구기관인 모루시스템과 SENA Traffic이 MOU를 체결해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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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상황 정보제공 등 7개 교통관리 스스로 수행

 

통합표준제어 기술은 장비별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기반의 실시간 교통관리도 가능하다.


통합제어기를 통해 수행 가능한 교통관리 전략은 돌발상황 정보제공, 좌회전 대기차량 주의정보제공, 전방 불법주정차 차량정보제공, 버스정차 주의정보제공 및 신호관련 서비스 등 모두 10종이다.


이 같은 교통관리 전략 수행 효과를 자체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통행시간은 4~22%, 지체는 4~20%, 상충횟수는 11~87%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트베드가 설치된 제주도에서는 현장의 여건을 감안해 돌발상황 정보제공, 전방 주의정보, 단속정보 제공 등 총 7종의 교통관리 전략의 적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교통관리 전략은 센터의 운영자에 의해서 수동으로만 가능해 다각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교통상황에 대한 적절한 전략을 수행하는 것이 대체로 불가능했다.


그러나 통합제어기는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교통상황을 판단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교통관리 전략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돼 서브 로컬 센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국내 ITS 장치에 대한 관리기관은 국토부와 경찰청으로 이원화돼 있다.


특히 신호제어 시스템 및 신호관련 단속시스템은 경찰청에서 관리하고 있어 통합제어기에 포함된 요소장비에 신호제어기를 포함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연구단은 수출용에 한정해 신호제어기를 통합표준제어기에 포함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수출용 신호제어기는 통합제어기와 연계하기 위해 중간자 역할을 하는 신호제어모듈과 다수의 등기출력, 신호제어를 위한 루프검지기 인입선등의 수용을 위한 콤팩트형 신호제어부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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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 조용성 기술표준센터장

“적용 요소장비 제어모듈 확장 추진할 것”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용자와 개발자의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 개발자를 설득해 사용자가 원하는 수준의 성과물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저전력, 소형화 달성을 위해서는 임베디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관건이었으나, 2차년도까지 개발한 PC 기반의 모듈과 3차년도에 개발해야 하는 임베디드 기반의 모듈은 개발환경, 개발언어 등이 완전히 달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개발된 기술에 대한 반응은?
“예상보다 폭발적이었다. ITS총회 기술 시연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성과점검보고회에서는 평가위원들로부터 연구성과 100% 달성을 인정받을 정도로 평가가 좋았다. 이스탄불, 디트로이트, 도쿄 세계대회 등 국제 전시에 참가했을 때에도 주요기술로 선정돼 ITS데일리 뉴스에 소개됐을 정도다.”


-국내외 상용화는 어떻게 진행되나?
“국토부 통합제어기를 공동구매 협의체 국토 R&D 권고기술 및 우수성과로 선정하고 한국도로공사 및 국도관리청등의 ITS 사업에 활용토록 권고해 현재 관련 기관으로부터 자료 요청 등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17년 준공되는 부산 신항 제2배후 도로 FTMS 설계에는 터널형 통합표준제어기가 설계에 반영돼 있어 조만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외 상용화를 위해 특허와 표준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함께 해외시장 창출을 위한 현지조사와 홍보, 제안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베트남 쭝룽고속도로 관계자와의 미팅을 통해 ‘베트남 쭝룽 고속도로 우회도로 ITS 사업’ 추진 때 8개소에 통합제어기를 설치하는 계획이 반영되는 성과도 올렸다.”

 

-기술을 활용한 추가 연구 계획은?
“현재 ITS정책 방향은 안전중심의 ITS 시설 투자 우선으로 전환돼 C-ITS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따라서 C-ITS를 반영한 요소장비의 추가모듈 개발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향후 국토진흥원에 추가 R&D를 제안해 통합제어기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장비 제어모듈을 확장하는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료 연구진에 전하고 싶은 말은?
“3차년도 임베디드 기반 기술을 개발하면서 연구진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연구과정에서 개발자와의 소통문제로 서로 힘든 시기도 있었다. 또 테스트베드지가 제주도여서 한번 출장을 가면 한 달씩 현지에 머물러야 하는 경우도 있어 말 못할 고충도 많이 겪었다.
이제 그동안 고생한 만큼 기술 실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구책임자로서의 역할인 듯하다. 모두 한마음으로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노력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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