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지나고,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양처럼 원만하면서도 일마다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기운이 강한 ‘청양의 해’라고 하니 그 기운을 받아 올 한해 좋은 일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세계적 경제불황의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가 쉬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국가경제가 어렵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청년실업도 사회적 문제로 크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더욱이 건설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해 국내 SOC 투자액은 2010년 최고 26조원 기록 후 하락 추세이며, 국내 건설 수주액 역시 지난 2011년 110조원에서 2014년 91조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건설산업의 새로운 혁신과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서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의 역할과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건설업계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국토교통 R&D 예산이 지난해 4117억에서 45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고 발맞춰 가기 위한 긍정적 신호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 국토교통 분야의 연구개발사업은 안전분야 및 국민 체감형 R&D 투자를 강화하고, ICT 등 첨단기술과의 융복합 연구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시설물 유지관리, 건설안전 등 안전한 사회기반 시설 구축을 통해 그간 복구 중심에서 선제적 재난관리로의 전환을 이끌어 낼 예정이다. 또 ICT와 국토교통 기술 간 융복합 기술개발을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소기업 R&D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중소기업 전용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여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토교통 R&D에 대해 일부 우려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다. 그간 국토교통 R&D 투자규모에 비해 가시적 연구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과제가 연구로서 끝나지 않고 실용화로 연계될 수 있도록 과제 기획부터 종료 후까지 전주기적 성과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이 이유이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연구개발사업과 달리 국토교통 분야는 건축, 플랜트, 주거, 철도, 도로, 항공 등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국토공간의 전 분야를 다룬다. 그만큼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연구성과를 실용화하는데도 다양한 검증과 테스트가 뒷받침되어야 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특성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실증사업과 2단계 연구들이 올해보다 활성화될 것이다. 기술검증 및 성과확산을 위해 조립식 주택단지, 한옥마을 등 실증사업 연구 등이 활발히 추진되며, 그간 추진한 연구과제의 실용화 성과와 더불어 이러한 실증사업들이 국민생활에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성과관리 및 확산에 더욱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 건설산업의 어려움을 언급했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건설업계 활로 마련도 시급하다. 2013년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액은 역대 2위이지만 최근 수주실적은 해외 성장세에 비해 정체되어 있다. 더욱이 수주액이 중동지역에 40~50% 집중되어 있어 수주를 다변화하고 공종도 다각화하는 새로운 건설사업의 가치 사슬을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토교통 R&D는 최근 건설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뿐 아니라,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초석이 될 것이다. 친환경 건축물 및 녹색교통 실현, ICT에 기반한 융복합 기술개발, 쇠퇴지역 개발과 노약자의 편의 증진 등을 포함하여 국민 모두가 행복한 기술을 구현해 나가는 핵심기술이 바로 국토교통 R&D를 통해 개발되고 있다. 국민의 삶과 보다 밀접하고 국토공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국토교통 R&D의 이러한 변화는 향후 도시공간구조는 물론 국토공간의 변혁을 가져올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다.


2015년 2월 6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이재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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