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고 명예고 내려놓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면 내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져. 그걸 아들도 느꼈으면 해서 데리고 왔지요.”

 

김병화 서희건설 사장<사진 가운데>은 아들 도환(16) 군<사진 오른쪽>과 함께 일요일인 18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립노인요양센터를 찾았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두드림봉사단 올해 첫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두드림봉사단은 매달 셋째 주 일요일이면 이곳에 모여 요양센터 노인들에게 발마사지를 해주고 말벗도 돼 준다.
10대 학생부터 40, 50대 직장인까지 나이와 직업, 사는 곳이 다른 봉사자들이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 봉사활동은 영등포구에서 시작했지만 봉사자가 늘어나면서 서초구립노인요양센터로 봉사장소를 옮겼다.

두드림봉사단이 이곳에서 봉사를 한 지는 올해가 3년째다.

                                                                                                      

이날 서초노인요양센터를 찾은 두드림봉사단원은 김 사장과 도환 군을 포함해 총 20명.
봉사단원들은 마사지크림과 소독약 등을 챙겨 4층에서부터 발마사지 봉사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 노인의 양말을 벗기고 소독약과 크림 등을 바른 후 마사지를 시작했다.

그 옆에 앉은 도환군도 할머니에게 연신 웃는 얼굴로 “불편한 곳은 없으세요”라고 말을 건네며 종아리를 주물렀다.

 

도환 군은 “할머니가 5살 때 돌아가셔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데 여기 오면 할머니 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라며 “다른 곳에서 더 쉽게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지만 이곳에 오면 마사지를 받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웃는 얼굴에 마음이 뿌듯해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런 도환 군을 보며 “아들이 똑똑하고 잘나면 좋지. 그런데 그러다 자기만 아는 사람이 될까봐, 이렇게 봉사하면서 웃어른 공경하는 것도 배우고 다른 사람 돕는 즐거움도 느끼라고 같이 온다”며 “나랑 도환이랑 이렇게 봉사하면서 얻는 게 더 많아”라며 미소를 내보였다.

 

거동이 불편한 또 다른 노인을 위해 침실로 찾아간 김 사장과 도환 군은 콤비가 돼 마사지를 시작했다.
오른쪽 다리는 김 사장이 맡고 왼쪽 다리는 도환 군이 맡아 쉬지 않고 다리를 주물렀다.

 

다른 두드림봉사단원들도 4층부터 1층까지 침실 등을 돌며 정성스럽게 발마사지를 해줬다.
다들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 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노인들의 귀가 어둡고 정신이 또렷하지 못해 대화가 이어지지 못해도 마음은 전해지고 있는 듯 했다.

 

한 단원이 마사지 하면서 “시원하세요”라고 묻자 한 노인은 “찬 거 먹지도 않았는데 뭐가 시원해”라고 농담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일부 노인들은 간식으로 나온 과일을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단원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이날 봉사단은 3시간 동안 150여명의 노인에게 마사지를 해줬다.

단원인 최태원(43) 씨는 “힘든 건 없어요. 오히려 회사 생활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이곳에 오면 다 풀려요. 그래서 저는 이 시간을 저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0~15분 마사지 한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지만 차디찼던 다리가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을 보면 뿌듯해져”라며 “앞으로도 나 자신을 낮추고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 모인 단원들은 다 자발적으로 모여 돈 내고 봉사한다”며 “봉사단 회장으로써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계속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의 봉사활동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였지만, 사실은 16년 전부터 남몰래 봉사활동을 해왔다.

서울시에서 우연히 알고 상을 주는 바람에 세상에 알려졌다.

김 사장은 “선행으로 공덕을 쌓아야 비로소 인간의 완성이라고 생각한다”며 “봉사활동이라기 보다는 ‘내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기에 이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두드림봉사단 김병화 회장<사진 앞줄 가운데>이 일요일인 18일 서울 ‘서초

               구립노인요양센터’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단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