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건설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중동 불안과 유가하락 등으로 해외수주가 급감함에 따라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건설사는 올해 국내 시장을 승부처로 삼았다.
무엇보다 삭감됐던 SOC 예산이 확대되고 지난해부터 주택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어 잘만 공략하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해 국토교통부의 SOC 예산은 2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20조6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늘었다.
도로 예산이 9조173억원, 철도는 7조4051억원으로 이 중 60%가량인 13조6000억원이 상반기에 집행됨에 따라 수주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분양 시장의 상승세는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꺾이질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건설사가 신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23만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업체는 1만~2만 가구까지 공급 목표를 세웠고 호반건설, 중흥건설, 반도건설, EG건설 등 중견 업체도  올해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건설사가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있다”며 “지난해의 상승세를 잇기 위해 1월부터 공격적으로 신규 단지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3법이 통과돼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될 여건이 마련된 것도 건설사의 국내 시장 참여를 부추길 전망이다.


지난해 대림건설과 GS건설은 정비사업부문에서만 2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렸고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도 1조원 이상을 수주했다.


지난 연말 부동산 3법 통과로 재건축 사업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올해 수주전은 지난해 이상으로 가열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부터 달라지는 입·낙찰제도 역시 건설사에게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 주범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실적공사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한 ‘표준시장단가제도’를 3월부터 시행한다.
건설업계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과거보다 예정가격이 올라가 수익성이 개선되는 만큼 건설사의 입찰 참여가 촉진될 것은 자명하다.


또 현행 최저가낙찰제가 종합심사낙찰제로 개편됨에 따라 공공공사 환경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공공공사 1사 1공구제도가 폐지돼 역량있는 건설사가 다수의 사업을 수주할 기회도 생겼다.
1사 1공구제는 1개 공사를 여러 공구로 나눈 뒤 기업당 1개 공구만 수주할 수 있도록 해 특정 회사에 일감이 쏠리는 걸 막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국토부는 1사 1공구제가 담합을 유도한다는 지적을 받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협의해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상위권 건설사들이 국내 시장을 놓고 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홍일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수주액이 지난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내 시장의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특히 민간 건축의 경우 상반기까지 높은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해외건설 부진을 만회하려는 건설사의 국내 시장 공략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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