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이 되고 싶으면 울진비행교육훈련원으로 오세요.”
그동안 파일럿(항공기 조종사)이 되려면 공군사관학교 또는 한국항공대학교를 진학하거나 아니면 외국의 비행훈련기관에서 비행교육을 이수하고 오는 극히 제한된 방법뿐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7월 울진비행교육훈련원이 개원하면서 파일럿의 꿈을 실현하는 방법이 한결 수월해졌다.


특히 울진비행훈련원의 교육기간은 통상 1년이지만, 분기별로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어 사실상 1년 내내 수시로 입학이 가능한 셈이다.
이처럼 분기별 수시입학이 가능한 것은 커리큘럼이 분기별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전반기 수업을 들어야 하반기 수업이 가능한 방식이 아니라 분기별로 각각 독립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수시입학이 가능한 것이다.


교육은 한국항공대와 한서대가 맡고 있다.
이들 두 대학은 울진비행교육훈련원에 각각 항공기를 비롯, 비행교관과 교육행정요원, 정비인력 등을 투입해 파일럿 지망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61명이 입학해 전원이 수료했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57명이 입학해 40명이 수료했고, 지난해에는 110명이 입학해 12명이 수료했다.
교육기간 1년 동안 170시간의 비행시간을 이수해야 하는데, 채우지 못했거나 학과 성적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수료하지 못하게 된다.
수료생 가운데 51명은 조종사로 취업, 꿈을 실현했고, 24명은 비행교관으로 취업하고 있다.


교육지망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비싼 교육비다. 
우선 교육비는 한서대나 항공대 공히 연간 4000만원을 웃돈다. 여기에다 기숙사 등 생활비를 포함하면 연간 8500만원 가량의 교육비가 들어간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그러나 부기장 초임이 연봉 1억4000만~1억7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 교육비는 비싸지 않다는 것이 교육 주관사업자인 한국항공진흥협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로 울진비행교육훈련원이 생기지 않았을 당시, 1억~2억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 해외에서 비행훈련 교육을 받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해졌다는 것이다.
한국항공진흥협회 김상희 본부장은 “특히 조종사를 꿈꾸는 취약계층을 위해 ‘하늘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며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비행훈련교육비 전액과 기숙사비 및 교재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지망생들의 두 번째 고민거리는 훈련기간 동안의 비행시간과 항공사가 요구하는 비행시간의 괴리 문제이다.
울진비행교육훈련원에서는 170시간의 비행시간을 이수하고 수료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이나 에어부산 티웨이 등의 부기장 채용요건은 최소 250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경우는 1000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170시간을 수료한 교육생들은 항공사의 비행시간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또 다른 제3의 장소에서 비행 경력을 다시 쌓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관계기관 워크숍’이 한국항공진흥협회 주관으로 울진비행훈련원에서 개최됐다.
이날 워크숍에는 교육기관 관계자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 등 수요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교육훈련과 취업에 대한 서로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교환했다.


국토교통부 유세형 항공자격과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조종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연간 200명의 조종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항공사 등 수요기관에서는 질 좋은 인력의 지속가능한 배출을 위해 훈련원 수료자의 ‘취업연계’에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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