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의 경제 제재로 ‘사라진 시장’이었던 이란이 최근 해외건설시장과 해운업계 등 관련 업계의 주목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보수파 당선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던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세간의 예측을 뒤집고 중도 개혁파 하산 로하니(64)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에 중동 현지에서 활동 중인 대이란제재 전문가 신동찬 변호사를 찾아 현황과 향후 전망 등을 들어봤다.

 

-하산 로하니의 이란 대통령 당선으로 이란 제재가 완화될 것이란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높다고 들었다.  
“그동안 복잡한 절차를 거쳐 어렵게 이란에 물품을 공급했던 중소중견공급업체들이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지에서는 한국산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 제재 조치가 완화되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이다.

산유국 특유의 풍부한 자금과 함께 타 중동국가 대비 클레임이 거의 없는, 양질의 시장으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에 해외건설업계에서도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대통령 선거결과가 대이란 제재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경제 재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내에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제는 유화적인 입장으로 돌아서야 한다고 보는 주장도 있지만 대부분 유보적이다.

특히 이란 문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워싱턴 DC의 전직 국무부 인사들은 로하니에 대해 박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로하니를 ‘벨벳 장갑을 낀 철권’으로 부른다.

즉 겉으로는 유해보이지만 강력한 철권 정치를 펼치면서 서방과 대립 양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는 시각이다.”

 

-로하니는 우호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나?
“로하니는 근본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가진 시아파 성직자 출신이다.

특히 서방 언론에게 호의적 평가를 이끌어냈던 지난 2004년 로하니가 주도한 핵협상에 대해 사실상 서방 측을 교묘히 속여 핵개발을 지속하게 만들었다는 부정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또 이란 최고지도자이자 강경 보수파의 거두인 하메네이가 실권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로하니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로하니 또한 아직까지 핵개발과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다른 문제로 본다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대 이란제재 양상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는가? 
“변수가 많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감소될 때까지 관망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나서서 적극적인 유화 제스처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 5월, 보다 강력한 경제제재를 담은 ‘이란핵무장방지법안’을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하원 정족수에 4분의 3이 공동 발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표결에 붙이면 통과가 확실한 상태다.

이 법안은 로하니의 향후 대외정책 방향에 따라 압박용 카드로 사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로하니의 대 서방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다고 해도 단계적 완화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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