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누계 5000억 달러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플랜트에 편중된 수주구조라는 그림자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플랜트를 넘어 토목 건축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경제신문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함께 토목 건축 부문 선진 건설기업의 성공 사례를 연재해 소개함으로써 우리 건설기업의 새로운 성장전략에 나침반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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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로 유명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벡텔(BECHTEL)은 해외건설 시장 5위 기업이다.

 

토목과 플랜트부문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하는 벡텔의 전세계 100여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 2011년 해외매출은 167억 달러를 기록했다.

 

1989년 설립된 벡텔은 대공황기 미국 후버댐 공사를 비롯해 토목건축 분야에서 명성을 쌓았다.

 

벡텔은 1980년대 말 미국 시장의 침체로 경영위기를 겪게 된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본격했으며 그 결과 지난 2011년에는 전체 매출의 67%를 해외에서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해외매출은 세계 경기 침체,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전년 대비 34% 증가한 것이다.

해외 플랜트부문의 지난 2011년 매출은 117억 달러로 해외 플랜트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해외 토목부문 매출은 50억 달러로 3.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지니어링·사업관리 역량 강화
벡텔은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링, 건설, 프로젝트 관리회사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단순 시공보다 엔지니어링과 건설관리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벡텔은 미국내 책임형CM 매출 1위, 턴키 매출 2위, 건설관리서비스 매출 1위로 막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플랜트부문에서는 엔지니어링과 EPC사업 비중이 높고 토목부문에서는 계획과 개발, 프로젝트 관리, 인력 지원 사업 비중이 높다.

 

국내에서는 고리 3·4호기 건설사업에 엔지니어링 용역을 제공했고 경부고속철도 사업에 참여해 사업관리 자문을 수행했다.

 

벡텔은 이러한 사업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수행사업의 90%를 공기 내에 준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1년 9.11테러 긴급 복구, 2003년 이라크 전쟁 복구, 2006년 태풍 카트리나 피해 복구의 성공적인 수행이 대표적인 예다.

 

◆진출 지역 다변화
벡텔은 대부분 유럽 기업들이 유럽 및 미국 시장에 집중된 것과는 달리 중동 1위, 아시아 3위, 중남미 8위의 해외 기업으로 고른 지역 진출을 보이고 있다.

 

특히 벡텔은 비용과 시간의 투입이 큰 인수합병 방식보다 조인트벤처 또는 컨소시엄을 통한 프로젝트 방식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해 왔다.

 

저개발국 진출시 해당 국가의 정부 및 공공기관과 협력을 유지해 사업 위험을 저감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아닌 위험, 긴급 사업, 대규모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한 공기관리 역량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유연한 조직으로 시장 변화 대응
벡텔은 경영본부와 기술본부, 사업본부의 3개 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메트릭스 조직 형태로 운영된다.

신규 사업이 생기면 필요한 기술 및 전문분야의 인력과 금융, 계약 등 사업행정 지원 인력이 사업운영 조직으로 파견되는 체계다.

 

분리와 통합이 가능한 유연한 메트릭스 조직은 진출 지역 및 상품에 변동이 큰 벡텔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요인이다.

벡텔은 특정 상품에 집중하기보다 시장에 맞춰 진출 지역 및 상품을 다변화해 오면서 최적화된 맞춤식 조직형태를 갖춘 것이다.

 

벡텔 관계자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벡텔은 탄탄한 엔지니어링과 사업역량에 특유의 유연한 조직 체계를 접목해 진출 지역을 다변화함으로써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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