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누계 5000억 달러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플랜트에 편중된 수주구조라는 그림자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플랜트를 넘어 토목 건축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경제신문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함께 토목 건축 부문 선진 건설기업의 성공 사례를 연재해 소개함으로써 우리 건설기업의 새로운 성장전략에 나침반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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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대 건축과 설비회사로 출발한 호치티프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건설회사다.
1960년대 이집트 아스완댐 건설 당시 아부 심벨 신전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공사를 수행했으며 아테네 국제공항, 독일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세계 각지에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호치티프의 지난 2011년 해외매출액은 319억 달러로 기업전체 매출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해외 건설시장 전체 매출액 중 7%를 차지하는 것으로 명실상부 해외매출 세계 1위 기업이다.


주요 사업부문은 건축과 토목으로, 2011년 기준 해외매출 중 건축부문은 32%, 토목부문은 34%를 차지했다.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지주회사는 독일에 있으며 미주 아시아태평양 유럽의 3개 지역부문에서 7만5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오늘날 해외 건설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호치티프도 처음부터 해외에 진출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독일 내수 건설시장의 침체가 시작되자 호치티프역시 생존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이때 호치티프는 자국시장이 아닌 밖으로 눈을 돌렸고 발빠른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해외 진출 전략을 마련했다.
내수 침체에서 비롯된 위기가 호치티프를 세계 건설시장의 강자로 만드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지역 다변화 전략 적중
호치티프는 우선 미국시장 진출을 서둘렀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아시아시장으로 진출하면서 균형 있는 지역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성과를 올렸다.
호치티프의 지난 2001년 미국시장 매출 비중은 57%였으나 2011년 현재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시장 매출 비중이 61%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사회기반시설 확장이 예상되는 중동과 인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지역의 자원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 전후방 영역으로 확장
호치티프는 건설 활동 외에 다양한 서비스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발 건설 운영을 통합 개념인 ‘3-모듈 포트폴리오’, 시설물을 생애주기 관점에서 다루는 ‘생애주기관리’ 및 ‘360°관리’, 다양한 건설 관련 서비스를 하나의 사업으로 다루는 ‘원 루프 올 솔루션(one roof all solution)’ 전략을 시행중이다.
호치티프의 전후방 영역 확장은 민관협력사업(PPP), 대규모 인프라시설 건설사업 등 해외 건축 및 토목시장 진출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건축에서 토목으로 진화
호치티프는 건축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던 기업으로 지난 2001년 해외 매출에 건축이 차지하는 비율은 69%였으며 토목부문 매출은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토목 기업을 인수하며 토목으로 진출을 확대, 2011년에는 토목부문 매출 비중이 34%로 늘었고 건축부문은 32%로 감소했다.
이같은 토목 비중 확대 전략은 아시아 인프라 시장의 활성화와 때를 같이해 호치티프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토목부문은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건축부문의 급격한 매출 하락의 완충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호치티프는 에너지인프라와 도시, 교통인프라, 자원을 성장 전략 상품으로 제시하고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가상건설과 스마트빌딩 터널기술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중이다.

 

◆성장의 기폭제 ‘인수합병’
호치티프는 진출 권역과 사업 영역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펼쳤다.
인수합병을 통해 미국과 아시아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했으며 전후방사업부문의 역량강화와 자원, 에너지와 같은 신규사업 진출에도 인수합병 카드를 활용했다.
대표적인 인수합병 기업으로는 미국의 터너(Turner)사와 호주의 레이튼(Leighton)사가 있다.
터너사는 건설관리 부문에서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호치티프가 대규모 복합사업의 사업관리와 운영, PPP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레이튼사는 부동산개발과 자원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 회사로 호치티프의 신규사업 및 아시아지역 진출의 발판이 됐다.

호치티프 프랭크 슈틸러 사장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호치티프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 포트폴리오에 있어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사업 영역 확장과 그에 걸맞은 인력, 조직을 구축함으로써 고객 신뢰와 회사의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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