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통 혁명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철도가 새로운 진화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철도는 경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단계를 거쳐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총아로 각광을 받아 왔다.
이제 한 단계 나아가 지속가능한 성장과 친서민 인프라 투자로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SOC 투자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서는 철도 등 교통인프라가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필수재라는 측면에서 복지예산에 포함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SOC가 경제 성장의 초석을 다지는 투자였다면 녹색성장을 너머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소득 재분배를 함께 확보하는 투자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서도 2010년말 기준 서울 거주자의 26%(115만명)와 경기·인천 거주자의 23%(147만명)가 통근시간으로 매일 1시간 이상을 쓰고 있다.
서울의 지난해 지하철 혼잡도도 1호선이 144%, 2호선 196%, 3호선 149%, 4호선 180%, 5호선 170%, 6호선 143%, 7호선 182%, 8호선 147%, 9호선 201%로 조사됐다.
따라서 철도인프라를 확충해 지하철 혼잡도를 줄이고, 수도권 주민들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보편적 복지 확대가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철도 SOC 개념을 토목사업에 국한할 게 아니라 ‘국민들의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지원하는 투자’로 정의하고 ‘보편적 복지의 확대’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흐름이 반영되면서 브라질 미국 러시아 태국을 비롯해 중동과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앞 다퉈 철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철도산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버핏은 미국 2위 철도회사인 벌링턴노던샌타페이(BNSF)를 440억 달러에 인수해 세기의 M&A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수많은 투자가들이 새로운 철도산업의 부각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향후 8년간 88조원을 철도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국 주요거점 도시를 일상 통근시간대인 1시간 30분대로 연결해 하나의 도시권으로 통합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전국적인 KTX 고속철도망을 구축 중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서~평택 고속철과 호남고속철 오송~광주 구간 등 현재 추진 중인 고속철은 2014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또 고속철도 노선과 개량 중인 일반철도 노선을 연결해 진주 인천공항 포항 등으로 KTX 서비스 지역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할 예정이다.

 

수도권은 신분당선 신안산선 등 추진 중인 도시‧광역철도사업은 적기에 개통하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 어디서나 30분대에 서울 도심으로 접근할 수 있는 철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저비용‧고효율 철도물류체계가 구축되도록 컨테이너 물동량이 많은 경부선에 기존 열차보다 수송효율이 높은 37량 규모의 장대열차를 투입키로 했다.
부산신항(완공 2012년) 광양항(2019) 군장산단(2018) 평택‧포승(2018) 울산신항(2016) 포항영일만항(2016) 등에도 인입철도를 확충해 주요 항만과 산업단지를 간선 철도망으로 연결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국토부는 이런 KTX 고속철도망 구축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철도여객 수송분담률이 현재 16%에서 2020년 27% 수준으로 높아져 국가교통체계가 철도중심 교통 및 물류 체계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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