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4년 연속 1위를 ‘수성(守城)’하고 대우건설이 3위를 ‘탈환’한 반면 두산건설이 10위권 밖으며 밀려나는 등 올해 발표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대형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공공공사 물량이 급감하고 주택경기가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올해 시평 순위는 실적보다 탄탄한 모기업의 자금과 일감을 몰아받는 그룹사 계열 건설사의 약간이 두드러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전통적인 건설기업인 삼환기업 풍림산업 삼부토건 등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경험하며 순위가 급락하는 등 쇠락의 길을 걸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전국 5만4000여개 종합·전문 건설사의 올해 시공능력을 평가한 결과, 토목건축공사업 부문에서 현대건설이 시평액 11조710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들어간 현대건설은 실적평가에서 지난해(4조9914억원)보다 740억원 줄어든 4조9174억원을 기록했지만 자본금 및 기술자 증가 등으로 경영·기술능력 부문에서 각각 3조3955억원, 2조8386억원을 평가받았다.

현대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공사실적평가액,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등 시공능력평가 5개 부문 중 4개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차지했다.

 

금호아시아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며 지난해 6위로 떨어졌던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을 새 주인으로 맞아 강력한 재무구조 개선노력 덕분에 세 계단 뛴 3위로 올라섰다.

1조원이 넘던 적자를 털어내면서 작년 10위권 밖이었던 경영평가액 순위를 6위로 끌어올린 게 순위 상승의 원동력으로 분석됐다.

시평액 9조2100억원의 대우건설은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대부분 사업을 포기한 국내 주택사업에서 강세를 이어갔고, 토목분야에서 약진하며 지난해 시평액인 6조8700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삼성물산이 토건시평에서 2위를 지키는 등 삼성그룹 건설관련 계열사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시공능력평가액 10조원을 넘어선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액, 공사실적평가액 등 2개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고, 신인도평가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에버랜드도 작년보다 6계단과 11계단이나 올라 각각 15위와 36위에 올라섰고, 삼성중공업도 27위에서 26위로 상승했다.

업종별 실적면에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에버랜드가 나란히 건축, 산업·환경설비, 조경 부문의 실적 1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작년 10위였던 두산건설이 올해 12위로 내려갔고 그 자리를 두산중공업이 대체했다.

두산건설은 대규모 적자 탓에 12위로 처졌다.

재작년 148억원의 순익을 보였던 두산건설은 작년 3576억원의 적자로 전환되며 경영평가액이 ‘0원’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플랜트 부문에서 강세를 보인 두산중공업은 작년 12위에서 올해 처음으로 10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택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전통 건설사들은 줄줄이 미끄러졌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중인 벽산건설(26위→28위), 삼환기업(29위→31위), 삼부토건(32위→34위) 등이 나란히 2계단씩 대려갔다.

또 동양건설산업은 4계단 내려간 40위를 기록했고, 임광토건은 무려 24계단 내려간 64위, 범양건영은 26위 내려가며 86위로 추락했다.

 

중견건설사들의 추락 속에 호반건설의 약진은 두르러졌다. 호반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이 1조395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순위도 17계단이나 뛰어오르며 32위를 기록했다.

‘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갖고 있는 호반건설은 지난해 분양수익만 700억원에서 158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실적(매출 5502억원→7918억원)이 크게 호전되면서 순위가 급상승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또 다른 특징은 플랜트 강자들의 약진이다.

2009년 15위, 2010년 13위, 2011년에 12위로 꾸준한 상승세에 있던 두산중공업은 올해 10위로 뛰어올랐다.

또 지난해 21위였던 삼성엔지니어링도 올해 6계단이나 오르면서 15위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건설경기가 장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들 업체들은 해외 플랜트 실적이 호조를 나타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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