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불묵만고병 유수무현천년금(靑山不墨萬古屛 流水無絃千年琴).
청산은 채색하지 않아도 만고의 병풍이요, 흐르는 물은 울림줄이 없어도 천년의 거문고라는 뜻이지요. 나는 위기에 부닥칠 때마다 가슴에 새겨두었던 이 말을 꺼내 되새기곤 합니다. 내 삶의 푯대이자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돼 준 말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5월로 창간 3주년을 맞았습니다. 이제 전문신문으로서 겨우 착근기에 돌입한 3돌을 맞은 것입니다. 그동안 숱한 갈등과 열패감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 맞아야 할 심적 역경이 더 많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나는 靑山不墨萬古屛 流水無絃千年琴을 되뇌며 나를 달래 왔고, 또 그렇게 달랠 것입니다.


이제 3년밖에 안 된 국토경제신문의 위상을 누가 높이 평가할 것이며, 뉘라서 환대하고 맞아 주겠습니까. 환대라는 단어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호화스런 단어입니다. 또한 그동안 우리 동종업계 신문이 정도에서 일탈한 측면도 많았습니다. 모두가 속죄해야할 원죄인데, 혼자 이 죄업을 피해 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건설 전문지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혈혈단신, 혼자라도 노력한 것은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기에 때로는 일탈하고 싶기도 하고, 때로는 패악을 부리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때론 남들이 가는 쉬운 길로 가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혼으로 제작하겠다던 다짐, 업계와 함께 웃고 함께 울겠다던 다짐, 세계가 주목하는 전문신문을 만들겠다던 3년 전의 ‘창간정신’을 되새겼으며 앞으로도 되새길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겨우 3년이 지났지만, 돌이켜 보면 靑山不墨萬古屛을 되뇌며 창간정신을 지키고 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3년 동안 오로지 쌓아 가고자 했던 것은 독자들이 부여해 주는 국토경제신문의 좋은 이미지였습니다. 어느 늙은 날에 우연히 ‘총리 청문회’에 불려가도 부끄럽지 않은 행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렇게 할 것입니다. 3년을 지난 이 시점에서 독자 여러분들과 하는 또 한번의 약속으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겸손하나 비굴하지 않고, 친근감을 주되 스스로에게는 추상같은 그런 신문인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행여 국토경제신문을 알아주지 않는다는데 격분, 기사로써 패악을 부린다면 독자 여러분들이 가혹하게 심판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의 사실로 업계에 해악을 끼치고, 상대에게 정신적 침략행위를 범한다면 용서하지 마십시오.


아울러 창간 3년, 오늘이 있기까지 한결같이 함께 해주신 건설업계 독자 여러분들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침체된 건설경기에 많이 지치겠지만 힘 내십시오. 또한 누군가가 어렵게 하거나 아프게 하거나 힘들게 하시면, 언제든지 달려와 하소연하시고 위로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국토경제신문은 건설업계 독자 여러분들께서 키우는 여러분들의 신문입니다. 비뚤어 지지 않도록 더욱 채찍질 해 주시고 또한 지난 3년동안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욱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5월 22일
국토경제신문 발행인 조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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