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를 갖고 낭만의 섬 제주도로 떠나고 싶다면 전남 장흥 노력항으로 가라. 그곳에는 1시간 50분만에 당신을 제주도에 데려다 주는 쾌속선 오렌지호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배낭을 비롯한 잡동사니 짐들이 많다면, 배에다 내 차를 싣고 떠날 수 있는 노력항 오렌지호가 좋다.”


선착장이 왜 하필 장흥에 있는가? 제주도와 뭍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곳이 전남 완도로 57마일 거리다. 완도의 동쪽 옆 장흥에서 제주 성산포까지는 60마일. 3마일 차이지만 성산포항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차량 70여대, 승객 260여명을 실은 제주행 쾌속선은 처음 22노트로 달리다, 완도 근해의 김 양식장을 빠져나가면 40노트로 질주한다. 양식장을 벗어나면 오렌지호는 객실 2층을 개방해 갑판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12월의 해풍이 싱그럽게 다가온다. 서울 바람은 뺨을 때리는 듯 찬바람인데, 이곳 남해안의 겨울 바닷바람은 따갑지도 끈적거리지도 않은 늦가을 바람 같은 느낌이다.


창밖을 내다보면 시야에는 둥글게 휘어진 수평선만 보인다. 수평선의 쟁반위에 홀로 떠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1시간 30분을 달리면 제일 먼저 반겨주는 곳이 우도.
우도는 성산 일출봉과 함께 성산포항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오는 배 가는 배를 맞이하고 보내면서 뭍으로 오가는 제주 뱃길의 초입을 지키고 있었다.


장흥 노력항여객터미널(061-867-6500)에서 제주행 쾌속선을 타려면 주의해야할 게 몇 가지 있다. 우선 숙소 문제다. ‘내 차를 싣고 떠나는 제주행’ 뱃길이 지난 2010년 7월 3일 처음 열렸지만 노력항 옆에는 숙소가 없다. 차로 10분 거리의 인근 ‘회진’에서 숙박을 해결해야 한다. 회진에도 모텔과 민박이 있긴 하지만 오렌지호 취항이후 숙소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다행한 것은 장흥경찰서 회진파출소(061-867-5112)가 24시간 순찰근무와 함께 관광객 안내를 맡고 있다. 또 파출소 옆에는 24시간 대기하는 회진 개인택시 사무실(061-867-5142,4646)이 있다. 365일 24시간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택시가 이곳에서 대기하는 것은 옆 건물이 회진 시외버스터미널(061-867-6151)이기 때문이다. 터미널과 심야택시와 파출소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다. 서울서 노력항으로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 목포IC에서 내려 다시 국도를 타고 총 5시간40분 가량을 달려야 한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아침 8시 금호고속(02-530-6330)에서 매일 출발, 오후 1시40분쯤에 도착하고 있다. 이 밖의 대중교통은 회진 시외버스터미널이 종착역이다.


회진 터미널 옆에는 아침식사가 가능한 우리식당(061-867-5106)이라는 곳이 있는데, 15여명밖에 못 앉는 작은 식당이다. 매생이 무침이 이채로웠고,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북어국, 그리고 인근 해안에서 잡아 올렸다는 이름 모를 생선구이가 별미다. 회진파출소에서 노력항 반대편으로 10분 가량 떨어진 곳 관산읍에 천관모텔(061-867-1860,8860)이라는 숙소가 있는데 주차장도 넓고 객실이 25개여서 그나마 여유롭다. 다만, 노력항 반대편 쪽으로 떨어져 있어 배시간 보다 좀 일찍 서둘러야 한다.


제주행 오렌지호는 성수기에 2편, 비수기에 1편 운항한다. 비수기에도 토·일·월요일에는 2왕복한다. 1왕복은 노력항에서 9시30분 출발, 제주에서 5시에 돌아온다. 2왕복 시간대는 노력항에서 오전 8시30분과 오후 3시 30분, 제주에서는 12시와 오후 6시 30분에 각각 있다. 승선 요금은 편도 3만1000원, 승용차 선적료는 4만8000원이다. 승용차를 선착장 주차장에 두고 가도 되며 주차요금은 무료다.


“경남 통영에서 제주 여행차 장흥에 왔다가 숙소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는 안모(53)씨의 말에 장흥경찰서 관계자는 “파출소에 인근 모텔과 모든 민박집 전화번호를 인쇄해 근무자 책상에 비치, 장흥군 방문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장흥해운 김재중 소장은 “숙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장흥군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며 “또 선착장 출입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전용도로 개설도 주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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