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분위기 파악을 위해 우선 전화접촉을 시도하면 홍보담당자들 입에서 새어나오는 한결같은 멘트다. 분양계획이 없다는 힘없는 말에 말끝까지 흐려지는 것이 최근 건설업계 분위기다.


일부 대형업체는 해외수주와 하반기 분양에 대한 자료를 보내오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건설업계는 감감 무소식이다.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철근가격이 톤당 100만원을 넘어서는 등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와 맞물려 미분양 적체 장기화는 건설업계들에게는 넘기 힘든 산처럼 보인다.


다만 이번달부터 적용되는 단품슬라이딩제도로 자재값 상승분이 반영돼 건설업계가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책이 적시성을 발휘하지 못해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지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국주택협회가 작년 12월 '2008년 대형주택업체 분양계획'을 파악할 결과 신규분양아파트 24만5364가구를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에 발표된 대형업체의 상반기 분양 예정분은 7만3700여 가구이고, 지난 6월에 발표된 대형업체의 2008년 하반기 분양계획은 12만2000여 가구였다.


상·하반기 예정분을 합쳐도 19만 가구에 불과하다. 건설경기의 침체가 수치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잔뜩 줄어든 이 같은 통계치가 건설업계의 현재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파고에다 얼어붙은 주택 수요가 건설 경기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 모든 악조건이 조속히 극복돼 업계의 목소리가 밝고 활기차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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