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올 상반기에 364억 달러 수주액을 기록하며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반기에도 중동 등에서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어서 올 수주 목표액 740억 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해외건설 시장은 중동을 비롯한 산유국들과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플랜트와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지역은 석유와 가스처리시설, 발전소, 인프라 시설 등의 발주가 계속되면서 지난 2009년 보다 수주액이 200% 넘게 급증, 수주 규모가 240억 달러를 넘어섰다.
현대건설이 쿠웨이트 공사업성(MPW)이 발주한 11억3000만 달러(약 1조3918억원) 규모의 ‘부비안 항만공사’ 1단계 공사를 지난 9일 수주했다.
또 대우건설은 올해 아랍에미리트(UAE), 나이지리아, 요르단 등에서 연이어 건설 공사를 계약하는 등 ‘수주 풍년’ 을 맞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45억 달러를 수주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쌍용건설은 지난달 23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Marina Bay Sands Hotel)을 착공 2년만에 오픈했다.
쌍용은 이어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 (Marina Coastal Expressway) 482공구’를 6억 3300만 달러(약 8200억원)에 단독 수주했다.
국내 업체들이 올 들어 싱가포르에서만 1조원이 넘는 공사를 따냈다.
이와 함께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등도 플랜트와 인프라 프로젝트에 힘입어 수주 금액이 증가하는 등 건설시장의 다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해외건설 수주 큰 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저가 수주로 인한 낮은 수익성은 여전히 국내 건설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두바이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칼리파(124층)’를 4억 달러에 시공했다.
이는 미국 아이엠페이가 설계 용역비로 가져간 3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물산이 자체 설계가 가능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해외건설의 수익성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최근 플랜트시장 호황에 힘 입어 영업이익률이 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상장 건설업체의 영업이익률이 8%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주력시장인 중동시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공사비 보전 등이 없어 최근 수익성 악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우리 건설업체는 중동 시장에서 후발업체와 선진국 업체의 견제를 동시에 받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북미·유럽의 선진업체를 비롯, 중국 및 현지 업체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업체 간 수주경쟁도 매우 치열한 편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프로젝트·프로그램 매니지먼트 등 설계 기획 컨설팅 강화를 통해 해외수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위험을 분산하는 등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플랜트에 치중된 수주와 플랜트 가운데 석유 화학 관련 시설이 전체 중 61%를 차지하는 등 편중돼 있어 수주 다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해건협 관계자는 특히 “석유화학 편중에서 벗어나 발전시설, 환경플랜트 등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며 “다양한 입찰계약 방식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