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은 경상북도 포항시 대보면 영일만에 돌출한 곶(cape)으로 한반도 영일만의 호랑이 꼬리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는 한반도가 호랑이 모습이라며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된다고 천하의 명당으로 꼽았다.

호미곶은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해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해맞이 광장에서 열리는 신년 해돋이 축제는 전국 일출행사 중 유일하게 국가지정 행사로 추진돼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포항에서 차를 타고 구룡포로 가는 해안도로를 따라 30㎞, 약 50분 정도 가면 호미곶 바다가 펼쳐진다.

이곳의 풍광은 다소 이국적이고 낯설다.
하늘과 바다의 끝이 접하는 망망대해의 수평선, 밀려오는 파도의 포말, 갯바위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갈매기들.
좁은 국도 위로 쏟아내는 풍경은 또 하나의 그림이다.

 

호미곶등대(경북기념물 제39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인천의 팔미도등대(1903년 6월)에 이어 지난 1908년 12월 두번째로 불을 밝힌 등대다.

2010년 새해 첫날 해가 떠오르면서 오랜 세월 밤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의 길잡이가 되어준 이 등대의 나이는 102살이 됐다.
한 백년을 보내고 또 다시 새로운 백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높이 26.4m 6층으로 된 고층 건축물임에도 철근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벽돌로만 쌓아올렸다.

십자 등명으로 48초당 1회전, 12초당 1섬광을 발한다.
광달거리는 공식적으로 16마일이지만 실제로는 27마일까지 도달한다.


등대 내부의 각층 천장엔 조선왕조의 상징인 이화(李花), 곧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출입문과 창문은 고대 그리스 신전 양식인데 전체적인 건축미도 뛰어나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로 꼽힌다.

 

호미곶 주변은 볼거리도 많다.
등대 옆 건물에 조성한 국립등대박물관은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는 물론 인류와 등대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

빛을 비추는 등명기, 등명기를 돌리는 회전기, 등대에 사용된 구식 시설물 등 한국 등대의 발달사와 각종 해양 수산자료를 살필 수 있는 총 700여점의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등대 100년사를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선보이고 있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교육적이다.

 

또 해맞이 공원의 상징인 상생의 손, ‘연오랑 세오녀’ 의 전설을 기록한 연오랑과 세오녀 조형물, 한반도 모양의 호랑이상 등 역사와 지리적인 상징성이 있는 조형물들이 주변에 설치돼 있다.

 

포항의 호미곶을 향한다면 서울·대전 방면에서는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대구 도동IC를, 부산 방면에서는 경부고속도로 경주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각각 포항방면으로 진입하면 된다.
서울에서는 4시간30분 가량, 부산에서는 1시간40분 가량 걸린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형산강과 철강공단을 지나 해안도로를 타고 약 25㎞ 지점에 위치해 있다.
구룡포는 호미곶에서 남쪽으로 약 10㎞ 내려가면 된다.
영일만항은 철강공단에서 포항시가지를 가로질러 북쪽 해안을 따라 약 10여㎞ 가면 된다.

 

휴가철이 본격 시작됐다.
회색 콘크리트 숲에 갇혀 푸른 하늘 한번 제대로 쳐다볼 여유조차 없이 앞만 보고 살아가는 도시인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도시 탈출을 꿈꾼다.

한반도의 ‘땅끝이자 바다의 시작점’ 인 호미곶은 그 경치만으로도 일상에서 탈출한 사람들의 가슴을 뚫어 놓기에 충분하다.

이번 여름, 호미곶의 장엄한 일출과 함께 호랑이 기운을 받아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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