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한민국 땅이라지만 뭍사람들에게 제주도는 신비롭고 이국적인 섬이다.
제주도 성산포에서 3.8㎞ 떨어진 동쪽 바다에 평탄하게 자리 잡은 땅.
섬 속의 섬은 바다에서 바라볼 때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가슴을 설레게 한다.
물 위에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우도는 소처럼 착한 섬이다.
깨끗한 바다와 기이한 해식동굴, 아름다운 우도팔경에 검은 돌담까지 우도의 매력은 끝이 없다.

 

우도는 제주도가 거느리는 62개의 새끼 섬 중에서 가장 크다.
그래 봤자 섬 둘레가 17㎞에 불과한 우도는 애써 비경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된다.
유채꽃 만발한 밭담 사이를 터벅터벅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다 만나는 그 곳이 바로 한 달만 살고 싶도록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크기는 작아도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간직한 옹골찬 섬’ 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우도에도 올레길이 생겼다.
차가 많이 다니는 해안도로 대신 내륙으로 돌담길을 따라 걷는 길이 많다.
우도에서 돌담길을 따라 걸을지, 자전거 페달을 밟을지, 자동차로 달릴지의 선택은 여행자의 몫이다.

 

우도에는 여덟 개의 아름다운 경치가 있다.
우도 8경이라 함은 제1경이 섬 남쪽 어귀의 수직절벽 광대코지이고, 제2경은 밤 고깃배의 풍경, 제3경은 포구에서 한라산을 바라본 풍경, 제4경은 우도봉에서 바라본 우도 전경, 제5경은 성산봉에서 본 우도의 모습, 제6경은 포구에서 바라본 광대코지, 제7경은 동쪽 해안의 고래굴, 제8경은 서쪽의 흰 모래톱인 바로 이 산호 백사장을 말한다.

 

우도에는 서빈백사와 정반대로 검은 모래 해변도 있다.
우도에 딸린 무인도인 비양도에서 해안선을 따라 3㎞ 정도 동남쪽으로 달리면 우도봉 아래 검멀래가 나타난다.
‘멀래’ 는 ‘모래’ 라는 뜻의 제주 방언으로 모래가 검기 때문에 검멀래로 불린다.


검멀래에서 우도등대가 있는 해발 132m 우도봉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섬에서 가장 높은 우도봉에 오르면 발 아래로 푸른 빛깔의 우도잔디와 하늘, 바다가 어우러져 선물을 안겨준다.
우도팔경 중 제4경 ‘지두청사’ 라 불리는 우도봉에서 바라본 우도전경이다.
제주 여행에서 우도 섬을 들러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우도봉 정상의 등대공원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묻어난다.
1906년 3월 세워져 97년 동안 불을 밝힌 우도 등대는 2003년 12월 높이 16m 원형콘크리트조의 새로운 등탑 신축과 더불어 IT기술을 접목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회전식 등명기를 설치 50km 밖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광력을 증강시켰다.


우리나라 최초로 등대를 테마로 한 등대공원을 조성했다.
홍보 전시실 및 항호 표지 3D 체험관과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파로스 등대 등 우리나라 및 세계의 유명한 등대 모형 14점을 전시해 관광객의 손과 마음을 바쁘고 즐겁게 한다.

 

전형적인 해녀마을인 우도는 영화 ‘시월애’ 와 ‘인어공주’ 를 촬영했던 곳.
상우목동 하우목동 등 바닷가 마을은 끝없이 펼쳐지는 유채밭과 바다 사이에서 처마를 맞댄 채 옹기종기 모여 정담을 나눈다.
해녀의 고장답게 바닷물이 뚝뚝 흐르는 해녀들과 맞닥뜨리는 좁은 고샅을 걷다보면 불현듯 스크린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제주 성산포항에서 우도행 도항선은 항시 대기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우도발 첫배가 오전 7시, 성산발 마지막 배가 오후 6시 30분에 있다.
1시간 간격 운항하며 15분 소요된다.
차량 운송도 가능하다.
우도 내에서는 순환버스가 섬 곳곳을 돈다.
자전거나 스쿠터를 대여해 이용할 수도 있다.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도시 생활도 좋지만 가끔은 바다의 잔잔한 움직임과 상쾌한 냄새가 그립다.
‘우도는 느끼러 오는 곳이지 보러 오는 것은 아니다’ 는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우도에서만큼은 모든 사람들이 과거의 시간 속에서 삶의 방식을 느끼고 오묘한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는, 슬로우 투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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